대학로·영등동서 공연… 5人5色 개성에 수준급 실력 갖춰 두터운 팬 층 확보

수익금 모아 어려운 청소년 지원 계획… 올해 10월 직접 만든 곡 음원 발표

거리의 가수 에픽그루브 팀원들. 사진 왼쪽부터 박인규, 성수민, 이명재, 박요한, 김지호 씨.

영등동의 어느 거리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열창. 수준급 실력에 가는 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거리의 콘서트를 연 주인공들은 버스킹 공연팀 ‘에픽 그루브(Epic groove)’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신동 대학로와 영등동 일대에서 버스킹(거리 공연)을 선보인다. 전주 한옥마을과 군산 은파유원지 등에서도 실력을 뽐내곤 한다.

또 신동 카페 ‘미술관’, 칵테일바 ‘앤펍’등에서 실내공연도 열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거리 공연이 두려울 법도 한데 이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젊은이의 패기로 공연을 즐긴다. 공연이 연습의 일환이기도 하다.

2년 전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에픽 그루브는 현재 5명의 멤버가 활동하고 있다. 실력으로 봐선 전문 음악인 같지만 하는 일은 모두 다르다.

창단 멤버이자 리더인 이명재 씨(30)는 회사원이다. 박인규 씨(26)는 영등동 헤어시크에서 헤어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팀에서 유일하게 랩을 하는 김지호 씨(23)는 양식조리사로 일한다.

홍일점 성수민 씨(21)는 식품영양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수민 씨는 원래 에픽 그루브의 팬이었다. 매력적인 음색을 듣고 명재 씨가 팀 합류를 권유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막내 박요한 씨(20)는 음반 프로듀싱을 공부하고 있다.

본업과 전공은 음악과 거리가 멀지만 이들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명재 씨는 “우리는 순수하게 노래가 좋아 만난 사람들이다.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도 비슷해 단합이 잘 된다”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여서 만나면 마냥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음씨도 고운 이들은 공연 수익금을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쓸 계획이다.

인규 씨는 “공연할 때 놓는 팁 박스에 관람료를 조금씩 넣어주신다. 그 소중한 돈을 모아 음악을 하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워 꿈을 이루지 못하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보컬 레슨, 프로듀싱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가르쳐 주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인 5색의 개성으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에픽 그루브. “음악 없인 못 산다”는 이들은 올해 10월 쯤 직접 작사, 작곡한 음악을 음원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지호 씨와 요한 씨가 프로듀싱을 맡아 작업하고 있다.

단순 취미로의 음악이 아닌 전문성을 갖고 음악인의 길을 걷는 이들은 큰 꿈을 꾸고 있다.

명재 씨는 “우리가 만든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꿈이다. 좋은 음악, 공감을 얻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노래할 것”이라며 “팀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다. 항상 고맙고 어디서든 빛나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미소 지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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