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LH 법원에 공탁금 걸고 강제수용 절차 착수

주민 유영수 씨(오른쪽)가 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김완희 LH 전북지역본부장을 향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상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이 결국 법정다툼으로 치닫게 됐다.

이일여중고 앞 사업부지 주민들로 구성된 ‘평화지구보상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변상순)’ 13명이 “보상금이 턱없이 낮다”며 시행사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지난 1월 23일 전주지방법원 제2행정부에 행정소송(손실보상금)을 제기해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변상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8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보상금을 평균 2.8% 인상하라’고 재결했지만, 여전히 주변시세보다 턱없이 부족해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LH가 중토위 재결서와 함께 보낸 예고문에서 ‘1월 26일 법원에 공탁금을 걸 테니 돈을 찾아가던지, 중토위에 이의제기를 하던지, 행정소송을 하라’고 해서 소송을 걸게 됐다”고 소를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주민들은 법무법인 박앤정 소속 변호사 5명을 대리인으로 정해 소송에 나섰고, LH는 2월 16일 법무법인 대언 소속 5명을 대리인으로 꾸려 맞섰다.

현재 LH는 1월 26일 법원에 공탁금을 걸고 강제수용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익산시는 지난 3월 3일 시청에서 주민 대표와 LH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중재에 나섰지만, 타협점은 찾지 못했다. 이 자리는 정헌율 시장과 김완희 LH 전북지역본부장도 참석해 성난 주민들의 원성을 들었다.

이날 주민 대표로 나선 변상순 위원장과 유영수 씨는 “정부가 새 아파트를 짓겠다고 평화롭게 자영업 하며 사는 주민들의 재산을 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특히 “주변 시세보다 보상금이 턱없이 낮게 나온 이유는 익산시가 ‘공시지가’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일여중고 앞 광일서점을 운영하는 변 위원장은 “사업계획이 발표된 2005년 공시지가가 1㎡당 39만4천 원이었는데, 보상이 진행된 2016년은 28만6천100원으로 12년 사이 무려 11만 원 가까이 떨어졌다”며 “슬럼화를 이유로 이렇게 공시지가를 떨어뜨려 12년 전 정한 총 보상금 380억 원을 똑같이 맞췄다. 익산시와 LH가 사업 초부터 감정평가까지 보상금을 적게 주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식의 사기’나 마찬가지다”고 맹렬히 꼬집었다.

화공업을 하는 유영수 씨는 “특수공법으로 건물을 짓느라 은행에 8억 원을 대출했는데, 토지와 건물을 합친 보상금이 겨우 6억 원이다. 빈털터리로 내몰리는 것도 모자라 내 돈 2억 원을 보태 은행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니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들은 “행정소송을 통해 현실적 보상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법원에서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 또한 익산시와 LH는 주민들이 지금처럼 영업하고 살 수 있는 방안과 이주대책을 마련해 달라” 목청을 높였다.

한편,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은 LH가 6만3천821㎡ 부지에 887세대(임대200, 분양687) 공동주택(아파트) 건립과 주택단지 주변도로 폭을 10m에서 25m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LH는 오는 10월 착공, 2019년 12월 준공, 2020년 2월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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