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축구장 8개 합친 면적 12개 축사 허가 주민 분통

8개 공사 중지 내렸지만 주민 “허가 취소하라” 강력 촉구

공사가 중단된 대규모 축사를 배경으로 주민들이 '집단축사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1천억 원 쏟아 부어도 왕궁축사 악취해결 못하는 익산시가 주거지역 코앞에 대규모 축사단지를 허가해 줘 악취가 더 생기도록 했으니 정말로 통탄할 일입니다. 익산시는 당장 건축 허가를 취소하십시오.”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8일 오후 3시,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앞 농로로 500여m를 달려 도착한 신흥동 왕지평야 대형 축사 건축 현장 인근에 주민 70여명이 모여 있었다.

동산동 발전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부녀회 등을 주축으로 모인 ‘익산시 왕지평야 대규모 축사단지 반대 대책위원회’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코끝을 찌르는 바람도 아랑곳없이 피켓을 들고 고함을 질렀다. “도시 인접에 집단축사단지가 웬 말이냐! 숨 막혀서 못살겠다”며 ‘집단축사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 집회엔 지역구 시의원인 주유선 의원이 맨 앞에서 피켓을 들었고, 최영규 도의원, 유재구 시의원도 주먹을 하늘높이 치켜들었다.

주민들은 익산시가 주거단지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축구장 8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6만203㎡ 면적의 12개 축사 건축 허가를 내줘 가뜩이나 악취로 고통 받고 있는 동산동 일대 주민들에게 커다란 아픔과 실망을 안겨줬다며 분노했다.

특히 주민들은 익산시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축 허가를 내줬다가 지난 1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8개의 축사(소 4, 염소 3, 닭 1)에 대해서는 모든 허가를 취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주민들은 공사 중지 명령이 부당하다며 8개 축사 건축주가 행정심판을 청구해 이날 현장조사에 나선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를 향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민들은 “전라북도가 허가 취소를 바라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는 행정심판을 할 경우 신흥동 왕지평야는 누구나 쉽게 축사 건축 허가를 받아 결국 ‘제2의 왕궁축사단지’가 될 것”이라며 “심각한 악취의 주범인 왕궁축사단지를 익산도심 바로 옆으로 옮겨오는 꼴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익산시의 공사 중지 처분이 옳은지, 그른 지에 대한 행정심판은 이달 말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또 “이렇게 쉽게 마구잡이로 축사 허가가 날 수 있는 것은 현행 국토법과 익산시 가축사육제한조례 등이 느슨하기 때문”이라며 축사관련 법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례에 따르면 신흥동 왕지평야처럼 생산관리지역의 경우 주택경계로부터 300m, 축사와의 이격 거리 50m 이내 축사 건립 제한은 주민들이 느끼는 악취 체감도와 동떨어져 있고, 특히 환경영향평가는 축사 면적이 7천500㎡ 초과 시 대상이 돼 만약 한 건축주가 여러 사람의 명의를 빌려 축사 면적을 7천500㎡ 이내로 여러 개 축사 건축 신청을 하면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허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주민들은 9일과 10일 오전 9시 익산시청 앞에서 신흥동 왕지평야 대규모 축사 건축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 등 앞으로 대책위 차원에서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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