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도덕선생’ 변신 전직 교장선생님

교직에 있을 땐 교장, 퇴직 후엔 ‘거리의 도덕선생’으로 살고 있다. 주인공은 천생교육자인 양재열 어르신(80∙부송동)이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길을 나서는 그는 항상 비닐봉지를 휴대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매일 이른 아침 들르는 부송동 익산문화체육센터에서도 그는 청소부를 자처한다. 주차장 등 주변을 돌며 밤새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 센터가 개소할 때부터 지금까지 8년 간 이어오는 선행에 그는 센터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인사가 됐다.

센터 내 헬스장도 그의 손때가 묻었다. 거울이며 운동기구를 새것처럼 닦아 아침 이용객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목욕탕 물건도 마찬가지. 치약 등 작은 물건 하나도 가지런히 정리해 뒷사람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버릇처럼 매일 이어지는 그의 선행은 시민들을 변화시켰다. 센터 내 물건 뒷정리를 따라하는 시민들이 많아진 것.

그는 “모범은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따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세상이 밝아진다”고 환하게 웃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과 웃음으로 대하는 것도 그의 습관 중 하나다. “멋있다, 잘생겼다, 사랑한다, 고맙다”는 기분 좋은 말을 아끼지 않는다.

싫은 소리 듣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남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그만큼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이어서 오히려 감사하다”며 안아주기도 한다고.

그는 1956년 4월 1일, 열아홉 살 나이에 국어교사로 교단에 섰다. 꼼꼼한 일처리로 스물네 살때부턴 연구∙교무 주임 등 중책을 맡았다. 1968년 이리농림고 교무주임을 할 때 하림 김홍국 회장이 학생이었다.

그는 대쪽 같이 올곧은 성격에 직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교장, 교감 등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 쓴소리꾼이기도 했다.

42세에 교감으로 승진한 그는 장학사, 장학관, 교육연구관, 교장 등을 거치면서 밝고 건강한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

2000년 8월 말 익산지원중 초대교장으로 명예 퇴직한 후에도 한국청소년 보호육성회 전라북도회장, 학교와 청소년수련원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개의 학원을 개설해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2000년엔 중등교장 출신 모임인 ‘익산시 교육발전협의회’를 창설해 18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회원 45명이 매월 첫 주 화요일 모임을 갖고 교육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교단을 떠났어도 교육자로 살고 있는 그는 생활신조가 ‘바르게 살자’다. 후손들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어른들이 모범적으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