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엄마, 아빠를 무료로 그려드립니다.’

신동 동북아파트 맞은편 건물에 걸린 현수막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안으로 들어서자 근사한 스튜디오가 인상적이다. 방송용 캠코더가 세워져 있고, 그 앞에 탁자가 놓여 있다. 그림 그리는 화실과는 전혀 딴 판이다. ‘다큐TV(☎063-842-2610)’ 사무실이다.

이곳의 대표 겸 영상제작을 맡고 있는 김대영 감독(49)은 정식 화가는 아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평소에도 그림을 자주 그렸다. 연필로 낙서하듯 그리다가 ‘아트초상화’와 ‘연필초상화’에 몰두해 그만의 화풍(?)을 만들었다.

그는 “한 달 전부터 65세 이상 엄마, 아빠를 연필로 초상화를 그려 액자에 담아 무료로 선물해 드리고 있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연필초상화’는 그가 할 수 있는 ‘나눔’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그는 “우리의 엄마, 아빠는 예술 문화를 느끼며 산 세대가 아니다. 삶이 풍요로워졌지만, 예술 문화를 많이 향유하지 못한다. 장수 사진을 찍어 드리는 것보다 ‘연필초상화’를 그려드려 집에 걸어놓도록 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맨 처음 동북아파트 경비 아저씨를 연필초상화로 그려 선물했는데, 기뻐하시는 걸 보고 행복했다. 30분에서 1시간, 남을 위해 투자한 것이 정말 뿌듯했다”고 당시 감동을 전했다.

지금까지 그가 연필초상화를 무료로 선물한 어르신들은 20여명. 어르신들이 간혹 “고맙다”며 돈을 쥐어주고 가면 그는 다음 어르신들의 액자 값에 보태고 있다.

그는 대학 때 음악을 전공했다. 그것도 작곡 분야였다. 취미로 서예도 했다. 그림 소질에 서체가 더해져 서화(書畵)까지 곧잘 했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방송국 선배의 권유로 방송에 입문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프로듀서(PD)를 했다. 이후 낚시전문 채널 FTV 제작감독도 역임했다.

퇴직 후 다큐TV를 차린 그는 ‘영상 자서전’ 등 자신만의 방송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아트초상화’ 원데이(one-day) 특강도 하고 있다. 그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 교육하는데, 하루면 배울 수 있다. 아트초상화를 하면 누구나 연필초상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수강료는 3만 원. 나눔을 위한 종자돈이다.

그는 2월 초 ‘오늘 더(the) 나눔 연구소’를 개소했다. “나누면 내가 부자 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그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은 나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누구나 남을 위해 나눌 수 있는 재능이 있다.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인적 교류를 갖고 활동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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