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 매일 가격정보 고지 안해 일부 품목 시중보다 비싸 '논란'

하루 800여명 먹거리 구매 긍정적… 농민 53억 원 매출 자리매김

생산 농민은 제값 받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싱싱한 먹거리를 시중보다 싼 값에 구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어양동 ‘익산로컬푸드직매장(이하 로컬푸드매장)’이 개장 1년이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0개월 간 이용객 수는 30만5천여명. 지금도 하루 800여명 꼴로 이용하는 인기 장터다.

300여 농민은 농축산물과 가공품을 판매해 10개월만에 5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3월 들어 하루 매출이 1천600만 원선을 기록하는 등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로컬푸드매장 물건 값이 일반 마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상승세가 꺾일까 우려되고 있다.

<익산열린신문>이 지난 15일 익산농수산물도매시장(익산원협 공판장)의 경매가와 로컬푸드매장 가격, 인근 농협 마트의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로컬푸드매장의 일부 품목이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딸기 최고 경매가는 1kg에 7천 원. 로컬푸드매장 딸기 값은 이보다 1천800원 높은 최고 8천800원이었다. 봄동배추는 최고 경매가가 1kg에 919원이었지만, 무려 3천 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는 인근 같은 어양동 내 익산농협 파머스마켓보다 훨씬 비쌌다. 파머스마켓의 딸기 값은 1kg에 6천900원으로 로컬푸드매장보다 1천900원이나 낮았다. 딸기의 품질 또한 로컬푸드매장보다 떨어져 보이지도 않았다. 봄동배추는 로컬푸드매장보다 500원 싼 2천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처럼 로컬푸드매장이 시중보다 비싼 이유는 운영진에서 농민에게 ‘가격정보를 고지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로컬푸드매장 입구에 있는 팜플릿을 보면 ‘판매가격은 농민 스스로 결정한다. 익산로컬푸드에서 매일 농산물 도매가와 소매가를 조사해 출하시 알린다. 판매가격은 도매가보다는 높게 소매가보다는 낮게 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하게 된다’고 적혀 있지만, 운영진은 며칠 간격으로 가격정보를 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는 형국을 만들었다.

시민 김모 씨(40∙부송동)는 “싱싱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많아 로컬푸드매장을 자주 이용한다. 모든 품목을 시중보다 싸게 파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비싼 것도 있다니 놀랍다”며 “다음부턴 꼼꼼히 다른 곳의 가격을 알아보고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농민들 사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농민 박모 씨(53∙금마면)는 “로컬푸드매장은 직매장이다. 운송비 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공판장 경매가에서 10%를 붙여 가격을 정해도 충분히 이득이다. 싱싱하고 물건 좋다고 소매가를 받는 것은 로컬푸드매장을 믿고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로컬푸드매장 운영진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출하하는 출입구에 그날의 가격정보를 알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해 문제를 보완하겠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을 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5일 로컬푸드매장 판매대에 전시된 8천800원짜리 딸기.

15일 어양동 익산농협 파머스마켓에서 판매한 6천900원짜리 딸기.

15일 로컬푸드매장에서 판매한 3천 원짜리 봄동배추.

15일 익산농협 파머스마켓 내 봄동배추 가격표.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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