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맛과 멋 외국인과 관광객에게 알리고 싶어"

국가식품클러스터‧세계유산 도시 문구 담은 식기 제작 눈길

막대한 자금 들여 접시와 세팅 종이 만들어 손님상에 내놔

익산 홍보대사 역할 톡톡…“돈보다 지역 발전이 우선이죠”

영등동 전자랜드 사거리에서 삼기 방면 하나로 초입에 들어서면 아주 세련되고 우아한 2층 건물이 눈에 확 띈다.

건물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면 간판과 현수막 문구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건물 맨 꼭대기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문구는 ‘익산 사람의 진솔함을 저희 음식에 담아내겠습니다.’

벽면을 장식한 현수막엔 ‘여러분은 지금, 가장 맛있는 익산 맛 집 앞을 지나가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손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평범하지만 결코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은 이 음식점은 바로 ‘이정숙 꽃게장 굴비랑.’

간판이 말해주듯 이 집의 주인장은 이정숙 씨(62).

부송동 백제웨딩홀 맞은편 뒷골목에서 시작해 14년간 자신을 이름을 달고 음식점을 경영해온 여장부다.

새 건물을 지어 지금의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2월 22일.

그는 거금을 투자해 새롭게 시작한 만큼 뭔가 색다른 콘셉트를 선보였다.

바로 익산시 홍보. 음식점을 찾는 외국인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익산을 알리고, 익산의 맛과 멋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접시와 세팅 종이에 익산을 알리는 문구를 새긴 것.

맛깔스런 음식을 담아 내놓는 접시엔 ‘익산이 만들고 세계가 먹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 익산’ 등 2개의 문구를 장식했다. 식탁에 깔아 놓는 세팅 종이 역시 문구를 넣었다.

유턴기업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등을 방문한 외국인 바이어들과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익산을 기억하고 다시 찾게 하고 싶어 몇날 며칠 연구한 끝에 정한 글귀다.

그는 “익산의 맛과 멋을 알리는 익산 최고 관광의 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관광도시 익산을 널리 알려 지역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 같은 예사롭지 않은 퍼포먼스에 엄청난 거금(?)과 시간이 투자됐다고 푸념 아닌 푸념이다.

글귀를 따로 새기려면 과정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일단 접시를 구입해 여주 도자기 공장에 다시 보내 글귀를 찍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뒤따른다. 개업 초기 운송비와 인쇄비만 1천만 원 넘게 들었다.

그는 “메인 접시 2천 개, 세팅 종이 5만 장을 준비했다. 비용이 어마 어마하고 절차가 복잡하지만,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겠다”고 현재 진행형임을 알렸다.

2003년 단지 꽃게가 좋아 덜컥 꽃게 전문집을 차렸다는 그는 술 대신 식사만 할 수 있는 익산 대표 음식점을 꿈꾸고 있다.

외부 손님이 왔을 때나 가족 행사 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맛과 멋이 어우러진 아늑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은 게 그의 소박한 희망사항이다.

그는 꽃게 장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에도 조예가 깊다. 쫄깃쫄깃하고 구수하게 구운 ‘굴비’도 3년간의 연구를 거쳐 완성한 대표 식단이다. 직접 법성포에 내려가 소금 간과 말리는 법을 알려줄 정도로 지금은 베테랑이 됐다. 몸집이 제일 크고, 최고 신선한 최상품 굴비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밑반찬 역시 직접 재료를 구입하고 만든다. 제철 음식을 그날그날 손님 식탁에 올린다. 된장도 매년 콩 1가마씩 직접 담근다.

그는 “어려서부터 어떤 음식이든 잘 만들었다. 겁이 없었다. 이게 맛있다하면 집에 가서 몇날 며칠이고 매달렸다. 그래서 손맛이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가 음식을 만드는데 첫 번째로 치는 것은 ‘손님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질 좋은 최상품 재료.’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재료가 신선하지 않고 나쁘면 ‘가위표’라고 말한다.

그 다음이 ‘청결’이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깨끗이 만든다. 주방에서부터 식당 내부까지 먼지 한 톨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하다.

그래서 그런지 초창기엔 적응을 못한 종업원들이 오래 붙어있지 못했다. 이 같은 각고의 노력은 모범음식점 견학지로 각광 받는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 가짐으로 항상 음식을 만든다는 그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엄마 밥처럼 맛있다는 칭찬을 들으면 피곤이 확 풀리곤 한다”며 “익산에 다녀간 손님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밥집’으로 남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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