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이 형인 이현승, 오른쪽은 동생인 이현진.

‘배구 명가’ 남성고(교장 박영달)에서 쌍둥이 배구 선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주인공은 이현승‧이현진 형제. 이들 형제는 1학년이지만 190cm 안팎의 큰 키를 자랑하고 있어 대한민국 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국가대표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배구 유망주들의 산실인 부송초와 남성중에서 기초를 다지고 올라온 ‘익산의 아들’이다.

이란성 쌍둥이인 이들은 포지션도 다르다. 형인 현승이는 공을 토스하는 세터고, 동생 현진이는 상대 코트에 강 스파이크를 내뿜는 공격수다.

고교 무대에서 먼저 주목 받는 이는 현진이. 192cm로 고교 1년생 치곤 큰 키인 현진이는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아포짓 스파이커)다.

현진이는 고교 첫 무대인 태백산배 중‧고배구대회에서 주전 공격수로 나서 3학년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회 4연패를 이끌었다.

아직 근력이 완성 되지 않았지만, 높은 점프력과 큰 키로 내리꽂는 강 스파이크가 일품. 남성고 선배인 갈색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 감독)을 보는 것 같다고 김은철 감독(체육교사)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은철 감독은 “(현진이는) 1학년에선 단연 고교 랭킹 1위다. 올 첫 대회에서 주전 공격수로 팀 우승의 주역으로 빛났다”며 “아직 크는 단계다. 근력과 체력, 그리고 세기를 잘 다듬어 차세대 국가대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주전을 꿰찬 동생과는 달리 아직 코트에 나서지 못한 현승이는 속상할 만도 하지만 애써 태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청소년국가대표 세터 최익제(3학년)가 버티고 있기 때문.

배구계는 현승이에게 더 기대를 걸고 있다. 189cm 장신 세터인데다 토스의 구질이 고교생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중학교 시절 자로 잰 듯 한 토스로 ‘미완의 컴퓨터 세터’란 명성을 얻으며 일찌감치 국가대표를 예약한 유망주다.

세터 출신인 이후상 코치는 “(현승이는) 오랜만에 등장한 장신 세터다. 내년부터 주전으로 뛰면 고교 코트를 평정할 것”이라며 “폼을 수정하고, 팔을 더 벌려 토스하면 당장 프로무대에도 통할 기대주”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남들보다 키가 크던 초등학교 시절, 배구부 감독이었던 담임선생님 추천으로 함께 배구에 뛰어들었다는 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체육관에 나온 아빠 이중철 씨(익산군산축협 근무)는 쌍둥이들의 플레이를 지적해줄 정도로 배구코치가 다 됐다.

이들 형제는 “꿈은 태극마크다. 아직 미완의 대기지만, 명감독님과 명코치님 밑에서 착실히 배워 꼭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배구 도시 익산의  ‘현승-현진 형제.’ 이들의 소망처럼 쌍둥이 형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서 함께 경기를 뛰는 모습이 기대된다. /황정아 기자

김은철 감독, 이후상 코치와 함께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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