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농장 대표

귀농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때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아이들 교육, 각종 모임 참석, 인적관계 단절 등 생각할수록 걱정되는 게 늘어났다.

특히 강연에 참석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서울을 떠나는 건 문화생활을 끊으라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익산으로 귀농 후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느끼기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속철도(KTX. SRT)를 이용하면 서울까지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한다. 수도권 직장인 평균 출퇴근 시간 1시간 36분이라는 통계청 발표를 봤을 때 익산에서 서울가는 길이 더 빠르고 편하다. 물리적 거리와 시간적 거리차이가 크다.

문화생활은 오히려 더 풍성해 졌다. 귀농 첫해 지역의 단체가 진행한 시민강좌에 놀라움과 기쁨으로 참석했다. 강좌에 초대된 강연자의 면면을 보면 내가 있는 곳이 서울과 200km정도의 거리감을 느낄 수 없었다. 현대식 공연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각종 예술 공연과 강연이 더욱 늘어났다.

농업은 다른 직업과 다르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혼자 있다 보면 사고의 폭이 좁아 질 거라고 흔히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시대는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손만 뻗으면 최신의 다양한 정보를 농사를 지으면서도 접할 수 있다.

나의 하루는 ‘팟캐스트’ 뗄 래야 뗄 수가 없다.

‘팟캐스트’하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방송을 들어보거나 기억 속에 ‘나꼼수’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통신환경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이 확산되고 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진행자가 하는 말을 듣다 보면 집중이 되고 생각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이렇게 떠오르는 창의적인 생각들을 농산물 판매 마케팅, 고객관계관리, 새로운 작물 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여러분에게도 '팟캐스트'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수많은 ‘팟캐스트’방송 중 무엇을 들어야 할까?

필자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추천해 드리고자 한다.

1. 지대넓얕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깡샘, 덕실이, 김도인이 정말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하는 방송이다. 어떨 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전공이 다른 4명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들을수 있다 장점이 있다.

키워드 '지적대화를 넓고 얕은지식 1.2' '시민의 교양' '열한 계단' '숨쉬듯 가볍게'

2. 이동진의 빨간 책방

이동진 영화평론가, 김중혁 작가, 이다혜 기자가 책을 주제로 하는 방송이다. 2013년 귀농 첫해부터 들었던 방송이라 애착이 있다.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글자의 즐거움을 전해준다. 허은실 시인의 오프닝은 덤이다.

키워드 '환상의 빛' '총균쇠' '최승자' '백석' '미미 여사' '테드 창'

3.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원종우, 최실장, k박사가 진행하는 과학대중화 방송이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온 과학이야기를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지구중력파.외계행성.공룔.우주의 역사.등을 듣고 있으면 어릴 때 과학자를 꿈꾸었던 기억이 새롭다.

키워드 '빅뱅' '코스모스' '상대성 이론' '초신성'

4. 휴식을 위한 지식

개그만 장웅과 허진모 석사가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지식과 개그를 조합해서 방송

동・서양과 고대사를 넘나들며 어렵고 암기위주의 공부를 쉽게 풀어내고 있다.

키워드 '카이사르' '팔랑크스' '모루와 망치' '손자병법'

이 외에도 정치 경제 예술 등의 다양한 방송을 듣고 있으면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특히 우리지역 익산의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익산 다시 사용설명서’를 임형택 시의원과 신숙경 통역사가 방송하고 있으니 시민여러분께 추천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