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 뜻 품은 극단 ‘은혜로운 세상’

알제이컴퍼니 정은미 감독 지휘로 최고 무대 꾸며… 25일 맘마미아 공연

화요일 저녁 7시. 뮤지컬 연습이 한창인 원광문화센터 6층 연습실에서 뜨거운 열기가 새어나온다. 열정의 주인공들은 극단 은혜로운 세상(단장 양연식 교수) 단원들. 전문 배우의 느낌이 있지만 이들은 원광대학교병원 직원들이다.

올해 8회를 맞이한 캄보디아 의료봉사 기금마련 음악회에서 4년 째 뮤지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양연식 단장은 “캄보디아 바탐방 후원회에서 주최하는 음악회에서 종합예술인 뮤지컬이란 장르를 선보이고 싶었다. 다행이 많은 직원들이 참여해줘 극단을 창단할 수 있었다”며 “단원은 해마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다. 올해는 14명의 단원이 뽑혔다”고 말했다.

연출과 음악감독은 서울에서 극단 알제이컴퍼니를 운영하는 정은미 감독이 맡고 있다. 1회부터 함께한 정 감독은 재능 기부나 다름없다.

이들은 1회 그리스, 2회 넌센스, 3회 헤어스프레이 등 대중적인 뮤지컬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익산시정신건강보건센터에서 초청공연도 선보였다.

이번 4회 공연 작품은 전설의 그룹 ‘ABBA’의 히트곡으로 이야기를 만든 ‘맘마미아’다. 공연은 25일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단역으로 전주 서신교당 합창단원 10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직접 의상과 소품을 준비하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처음 참여한 신입단원 오재현 씨(29・안과 레지던트)는 ‘빌’이란 역할을 맡아 생애 처음 탈색을 감행했다. 재현 씨는 “뮤지컬, 연기, 탈색 모든 것이 처음이다. 새로운 도전이 마냥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친구를 따라 온 단원도 있다. 어양중학교 교사인 하모니 씨와 부안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신지혜 씨다. 의료봉사라는 좋은 취지에 이끌려 함께하고 있다.

음향과 조명 등 중요한 스텝은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연극반 궤도수정 학생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2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한 이들은 낮엔 병원에서, 밤엔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며 4개월이란 시간을 보냈다.

양 단장은 “정해진 연습일은 매주 화요일이지만 단원들이 자율적으로 일주일에 3~4번 씩 모여 연습하곤 했다. 그만큼 애정이 남다르다”며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땀 흘리고 노력하는 단원들을 볼 때면 정말 박수가 절로 나온다”고 미소 지었다.

국경 없는 인술을 위해 끼와 재능을 쏟아내는 은혜로운 세상 단원들. 여건이 주어지면 지역민을 위한 공연도 꿈꾸고 있다.

정은미 감독(왼쪽)과 양연식 단장.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