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최고참 개인택시 운전사 최창례 씨

42년 무사고 1남 2녀 건실하게 키워…MTB 즐기고 선교회 활동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택시기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속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택시들의 목숨을 건 활약상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이가 있다.

바로 익산 현역 최고참 여성 개인택시운전사 최창례 씨(64). 1975년 첫 핸들을 잡은 이후 무려 42년간 무사고를 달성한 베스트 드라이버다.

김제가 고향인 그는 1988년 익산에서 개인택시 면허를 땄다. 익산시 사상 여성 3번째지만 선배 2명은 그만뒀기에 현역 최고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익산 여성 개인택시운전사는 11명. 맏언니인 그는 동료 운전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웬만한 남성들도 하기 힘든 일이기에 후배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며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여성 택시운전사가 드물기에 보람도 크다. 40성상을 도로위에서 보내며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자녀들. 1남 2녀 모두 건실하게 자라줬다. 보살핌이 부족했을 법도 한데 말썽 한 번 안 피우고 사회인으로 모두 다 자리매김했다.

큰 딸 김희진 씨(성심여고 졸업)는 배드민턴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한 스포츠 우먼이다. 둘째 딸 김현경 씨는 스튜어디스로 하늘을 날고 있다. 외아들 김도현 씨는 공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잘 자라줘 정말 보람이 크다. 매일같이 그만두라고 성화지만, 건강을 핑계로 버티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동산동에 사는 그는 한 달에 20일 가량 핸들을 잡는다. 경기가 좋지 않아 수입은 예전만 못하지만, 일할 수 있는 터전이 있다는 게 행복이다.

또 일을 하면서 남을 도울 수도 있어 행복은 두 배. 그는 개인택시 익산선교회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은 68명. 모두 기독교 성도지만 유일하게 천주교 신자인 그는 매달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성금을 내고 있다.

쉬는 날이면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판을 누비기도 한다. MTB 동호회인 한마음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 10명 중 홍일점인 그는 4대강‧ 국토‧ 제주도 종주 3개 메달을 보유한 철의 여인이다.

어렸을 적 무용가의 꿈을 키웠던 그는 은퇴 후 고전무용을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갖고 오늘도 핸들을 잡고 힘차게 거리를 달린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