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愚公移山).’ 무슨 일이든 꾸준히 노력하면 큰 성과를 이룬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망성면 농사꾼 박상용 씨(49)는 우공이산에 딱 맞는 사람이다.

“땅을 갈지도, 퇴비도 주지 않고 무슨 농사가 되겠느냐”는 주위의 핀잔 섞인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도 어리석을 만치 우직하게 걸어온 ‘자연재배’가 올해로 11년째.

자연재배는 아무것도 넣지 않기 때문에 작물이 땅속 깊이 뿌리 내려 우리 몸에 좋은 영양소를 듬뿍 갖고 있는 자연이 만든 완벽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착한 농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

아직은 볼품없어도, 지금은 수확이 적어도 오롯이 자연재배를 고집해온 그가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하우스 4개동 800평에서 상추 등 엽채류와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참외, 수박, 메론 등 과채류를 해왔던 그가 ‘자연재배 포도’를 전격 출시한 것.

그는 “그동안 여러 가지 작물을 자연재배하며 연구와 실험을 거쳐 마침내 포도나무 자연재배도 성공을 거뒀다”고 활짝 웃었다.

그가 포도나무를 심은 것은 3년 전. 하우스 1동 당 5m간격으로 13그루씩 심었다. 뿌리가 활착될 때까지만 물을 주고, 이후엔 아예 물 공급을 끊었다. 화학비료, 퇴비, 농약도 전혀 주지 않았다. 다만 포도나무 가지가 뻗을 수 있게 유인줄을 위에 만들어주고, 겨울에 가지치기만 해줬다.

이렇게 3년이 흐른 지금, 포도나무는 하우스 전체를 뒤덮었다. 1나무 당 달린 포도송이가 자그마치 200여개. 나무 1그루에서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주렁주렁 열매가 열린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도나무 1그루가 300평을 뒤덮고, 4천 송이가 열리는 포도농장을 만들 생각이다. “이렇게 되려면 앞으로 10년이 걸린다. 급할 게 없다”며 여유가 넘친다.

‘박상용 표 자연재배 포도’는 거봉과 캠벨, 머루포도, 청포도(스위트베리). 모두 그냥 먹어도 되는 안전 먹거리인데다 당도 또한 월등히 높아 인기다.

현재 어양동 익산로컬푸드직매장과 다음카페·네이버 블로그(자연재배연구소 또는 자연재배학교)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직거래는 1kg당 1만 원, 매장에서는 600g에 3천500원~4천500원에 팔고 있다.

그는 벼농사도 11년 째 자연재배하고 있다. 농약을 안치는데도 병충해가 전혀 없고, 우렁이를 방사해 풀 한포기 없이 깨끗하다. 밥맛은 아주 탁월하고, 보온밥통에 한 달 동안 놔둬도 군내가 나지 않는다고.

그는 과채류는 자연의 고유한 맛과 향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질소성분이 없어 오랫동안 보관해도 썩지 않고 마르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향 망성면을 ‘자연재배특화단지’로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생산, 가공, 체험’을 통해 자연재배를 확산시키고 뿌리 내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원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 안전한 먹거리를 세계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문의 ☎010-2967-3489.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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