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 붐 조성한 '고대곤 익산협회장'

“익산시민에게 멋진 보디빌딩 보여주고 싶었다”

도내 200여 몸짱 건강미 뽐내…전국 최초 야외경기‘환호성’

내년 전국체전 익산 유치 확정…클럽‧동호인 활성화 계기 마련

태양광 선도 기업 대곤전력공사 대표…4대에 걸쳐 전기전문가

천고마비의 계절 초입인 지난 2일 배산체육공원 야외무대. 조각 몸매를 자랑하는 남녀 보디빌더들이 화창한 가을 하늘을 수놓았다.

도내 몸짱들이 대거 참가한 ‘전라북도지사배 보디빌딩&피트니스 선발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국 최초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이 대회를 익산에 유치한 일등공신은 고대곤 익산보디빌딩협회장(대곤전력공사 대표).

고 회장은 “익산시민들에게 멋진 보디빌딩 경기를 보여주고 싶어 어렵사리 대회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익산 대회를 성황리에 끝마쳐 일약 중앙 무대에서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무대를 마치 미스터코리아대회처럼 화려하게 꾸미고, 매끄러운 진행 솜씨도 일품이었다는 평가다. 200여 명에 달하는 선수 규모도 놀라웠지만, 기량도 수준급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아울러 그는 내년 도내 일원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 보디빌딩 경기를 익산에 유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익산 중앙동에서 태어난 그는 올 1월 익산보디빌딩협회장에 취임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하면서 초대 회장에 오른 것.

평생 전기 사업에 종사한 그가 남자 중의 남자들의 운동인 보디빌딩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

우리나라 보디빌딩의 산증인 박인규 관장(전 생활체육회장)의 가르침을 받으면서부터다. 팔봉공설운동장 체육관에서 1년에 3~4개월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며 보디빌딩 매력에 푹 빠졌다. 생활체육회 이사를 맡은 것도 이 무렵이다.

그는 보디빌딩 예찬론자다. 근육이 뭉친다는 감이 올 때면 상쾌하고, 축 처진 몸에 긴장감을 주기에 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루 거르면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로 중독성도 강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어 지인들에게 적극 권하기도 한다.

50대 중반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지닌 그는“육체가 튼튼하면, 정신도 건강하다”며 “자신감이 생기고, 외모에서 풍기는 든든함으로 대인관계에도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태양광사업 도내 다섯 손가락 안‘전기기술자’

그는 이리공고와 원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줄 곧 전기회사에 근무한 기술자다.

그런 그가 유)대곤전력공사를 차리고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2년. 태양광 사업 전문기업을 내세우며 창립 깃발을 올렸다.

그는 한국전력 익산지사 단가 공사업체이기도 하다. 익산지역에 나오는 전기공사를 맡아 일하는 5개 업체 가운데 당당히 뽑힌 것. 수없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익산지역 전기선을 꿰뚫고 있는 셈이다.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추는 직원은 18명. 하지만 부송동 부영5차아파트 정문 건너편에 자리한 사무실은 거의 혼자 지키기 십상이다. 공사 현장이 전국구이기에 대부분 직원들은 타지에 나가 있다.

무주 반디 랜드 태양광발전소를 비롯해 부여 은산 메가와트 급 태양광 공사가 그의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여 있다.

그는 “정부 시책이 모든 건축물의 유휴 설비에 태양광 설치를 적극 권장하는 추세”라며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없어지고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방향이 바뀌어 일감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후죽순 생기는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우려도 많다. 신재생에너지 중 일반인이 제일 근접 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서 값싼 중국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모델은 수명이 짧다. KS 정품은 30년간 사용해도 끄떡없지만 중국제는 20년도 못가 탈이난다”고 그는 귀띔했다.

#조부는 한전 맨, 아버지는 천일전업사 창업자

그는 4대째 ‘전기 집안’이다. 할아버지가 한전 공무과장으로 은퇴한 전기 1세대다.

아버지 고병관 씨(84)는 왕년에 전북을 주름잡던 천일전업사 창업자. 이리공고 8회 졸업생인 아버지는 고교 30년 선배이자 전기 스승이다.

아버지하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밤낚시를 다닐 정도로 취미도 닮았다.

4대째 대를 이을 기대주는 아들 고석천 씨. 원광대학교 전기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아들 녀석이 기특하게도 전기를 전공하고 있다”며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훌륭한 전기 기술자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다”고 덕담을 전했다.

쟁쟁한 전기 기술자들 틈바구니에 첫발을 디딘 새내기가 있다. 바로 부인 김광숙 씨(52). 원광대병원 책임간호사와 미즈베베 간호과장을 역임한 그는 얼마 전 남편의 회사 세무 책임자를 맡으며 명실 공히 전기 집안에 승선했다.

전기와 관련이 없는 유일한 가족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고석희 양. 원광대학교 체육학과 3학년인 그는 태권도 4단인 선수 출신이다. 영등동 송암태권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비를 보태고 있는 자랑스러운 딸이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