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농장 대표

올해 여름 평년에 비해 농산물가격이 높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언론에서 채소가 물가인상의 주범이라고 외치고 수입농산물 확대를 주장하며 농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소비자의 따가운 눈초리에 여름내내 열무와 얼갈이는 파랗게 질려버렸고 상추는 풀이 죽어 있었다.

농업의 생산량은 외부환경에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에는 장마와 고온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급감하지만 소비자의 수요는 일정해서 가격이 상승한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산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것이 농산물이다.

수요와 공급 가격탄력성.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경제학이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도 있다.

귀농초반에 한 가지 작물에 집중해서 재배를 하면서 점차 종류를 늘려 나갔다. 초기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시간이다.

재배기술과 판매 노하우 등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보완재(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증가하는 재화)는 예를 들면 연필&지우개, 햄버거&콜라, 샴푸&린스 등이 있다.

주작목이 쌈 채소 이기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싹삼 재배를 시작했다. 최근 새싹삼을 재배하는 농가는 증가하는 추세다. 쌈 채소에 새싹삼이 들어가니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재구매하는 횟수도 늘었다.

샐러드 채소도 마찬가지. 쌈 채소와 샐러드채소는 먹는 방법만 다를 뿐 같은 종류가 많다.

미용이나 다이어트로 샐러드를 많이 먹는 소비자를 위해 아삭하고 단맛이 있는 채소와 루꼴라, 비타민 등 영양가 높은 채소를 재배한다.

직거래와 계약재배로 판매를 하기에 항상 소비자의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체재(서로 대신해서 쓸 경우 같은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관계)는 버터vs마가린, 콜라vs사이다, 치킨vs피자 등이 있다.

쌈 채소는 종류가 수 십 가지이기에 다양한 종자를 준비해서 재배한다. 20여 가지를 동시에 재배하고 있어 한 두 품목의 작황이 좋지 않아도 대체할 수 있다.

대체재가 중요한 이유는 소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 한 가지 작물만 재배하는 경우 작황이 나빠지면 다음 작물 판매까지 수입이 단절된다.

파레토 최적(자원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배분)은 농지와 노동력을 자원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농민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수확시기가 겹치면 본인과 가족의 노동력만으로는 부족해서 인력을 사용하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주변 농가와 작물이 겹치는 경우에는 인력을 수급하기도 어렵고 시장에 홍수 출하로 가격도 하락된다.

시설하우스에서는 연중 수확 할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고 노지의 경우에는 일시에 수확하는 작물을 나눠서 재배한다.

일시에 수확하는 작물도 차별화를 한다.

재배를 시작하면서  SNS등을 활용해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면 수확시기에 판매가 용이하다.

소량으로 택배거래가 가능한 작물이 좋다.

이번에는 콜라비,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양상추, 꼬마양배추, 적양배추등을 재배하고 있다. 주력으로 하는 쌈&샐러드채소와 궁합도 좋고 보완재로서 안성맞춤이다.

‘농민은 1인 기업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주말부터 어린잎채소를 수확한다. 비빔밥이나 샐러드에 곁들이면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다.

저면관수육묘시설을 활용해서 재배를 하고 있다. R&D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기업은 시장경쟁력에서 뒤처진다. 거창하게 연구&개발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농업에서 불편한 것을 편리하게 바꾸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기업에서 말하는 R&D다.

재배방법에 변화를 주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새로운 작물을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서 시작해야 한다. 경제, 경영. 회계. 효율도 중요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농업의 가장 큰 정신은 연대와 협동이라는 것이다. 황금 들녘에는 수확이 한창이다.

여름의 역할을 다하니 가을의 몫이 시작되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