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인기리에 방영된 ‘효리네 민박’의 주인인 이효리가 사라지고 싶었을 만큼 힘들었을 때 도움을 준 책이라며 책을 한권 추천했다. 박노해 시인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라는 시집이었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中에서

어둠 가운데 길을 잃고 헤맬 때 저 멀리 비취는 불빛은 그 자체가 희망일 것이다.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희망은 살아 있는 것이다. 그 희미한 불빛을 살려주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한다.

사람은 똑같은 환경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또한 똑같은 상황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어떻든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주는 것이 교육이다. 그래서 교육은 불빛이고 희망이다.

교육은 아이들 마음에 불빛을 살려주는 것이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서 조나단의 아버지는 조나단을 나무란다. "네가 나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마라." 하지만 조나단은 막무가내였다. "먹지 못해서 뼈와 깃털만 남아도 상관없어요. 전 다만 공중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의 비행을 보며 동료들도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 손가락질했다. 조나단은 결국 동료들에게 외면을 당한다. 오히려 더 담대하게 높은 하늘로 올라가게 된 조나단 리빙스턴은 깨닫는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공무원 또는 건물주라고 말을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것 같아서 안쓰러우면서도 꿈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은 먹기 위해 나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기 위해 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높이 날아 멀리 보고 싶은 꿈을 회복시켜주어야 한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불빛이 되어주는 것이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간디에게 데려와서는 “선생님, 제발 제 아들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말씀해 주세요.”라고 사정했다. 간디는 소년의 눈을 바라보다 한참 뒤 어머니에게 “보름 뒤에 다시 아드님을 데려오십시오.”보름 뒤,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다시 간디를 찾아왔다. 간디는 소년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본 후 “설탕을 먹지 마라, 얘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간디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 후, “왜 보름 전에 저희가 이곳에 왔을 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아이에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나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간디는 “보름 전에는 저도 설탕을 먹고 있었거든요.”라고 답했다. 간디는 자신은 설탕을 먹으면서 아이에게는 먹지 말라고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교육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꿈을 잃은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다’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꿈을 이야기 하지만 어른들이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2016년 11월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왔다. 촛불 집회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꾼 것이다. 세상에 불빛이 보일 때 다음세대들도 그 마음에 불빛을 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초겨울 가지 끝에는 먹지 않은 감이 달려 있다. 가지 끝에 마지막 남은 감은 씨로 받아서 심는 것이다. ‘석과불식’, 씨 과일은 먹지 않는다. 농부는 굶어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말처럼 씨앗은 생의 마지막까지 간직해야 할 삶의 희망이다. 아이들은 씨앗이다.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지켜줘야 할 세상의 희망이다. 아이들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희망을 볼 수 있도록 어른들이 불빛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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