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

2017년 대한민국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한 떨기 희망을 갈망하는 한 해였다. 모두가 슬픔과 분노와 비통에 빠져 있었고, 낙담과 절망을 떨칠 방법을 간절히 원했다.

2017년을 보내며 며칠 남지 않은 요즘 괜스레 울컥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 든다.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충격으로 잃어버린 10년을 탄식했고, 울분에 찬 문화예술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를 기울이며 세상에 대한 신세한탄을 쏟아내곤 했다. 새정부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반신반의한 2017년을 보내며, 문화예술인들은 정부의 e-나라도움 시스템에 다시 분노하고, 누구를 위한 e-나라인가? 딴-나라도움인가? 라며 e-나라도움에 대한 강한 불만과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는 e-나라도움 폐지에 대한 국민 청원이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변혁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건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다. 문예진흥기금, 예술인 복지 등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는 지원 체계는 멀게 만 느껴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연말을 앞두고 많은 통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느 통계를 보니 대한민국의 열 명중 3명은 일 년에 단 한 차례도 문화예술을 즐길 적이 없다는 고백을 한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제적 이유에서,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즐길 만한 문화공연이 없어서 등등 백가지 이유가 우리 삶을 팍팍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통계 수치를 대할 때 먹먹하기까지 하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 온 성실한 우리 모두에게 2018년에는 문화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 싶다. 일 년에 영화 한편 못 보고, 평생 미술관, 공연장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는 삶을 거부하자.
어제의 습관을 모두 벗어 던지고 나를 위한 문화 스케줄을 짜 보자. 한 달에 한번은 영화보기, 1년에 1번이상은 미술관 가기, 나를 위한 책 한권 선물하기 등 2018년에는 나에게 문화를 선물하자. 그리하여 어제와 다른 내일을 살 수 있기를 우리 모두 응원하며 희망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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