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삼기면 공무원...“서류가 바람에 날아갔다”

농민 항의에 사과 고사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황당한 답변

익산시 감사과에 진정하자 뒤늦게 불법으로 민원처리 일만 키워

2일 무술년 새해벽두 삼기면사무소를 찾은 김모 씨(41)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민원인을 무시하는 면사무소 공무원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새해 첫날부터 분이 풀리지 않고 있다.

삼기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금마면에 있는 논을 농지원부에 등록시키기 위해 임대차 계약서와 종중 회의록을 첨부한 서류를 삼기면사무소에 제출했다.

김 씨는 해를 넘기고 지난 2일 면사무소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쯤 민원이 처리되는지 물었다.

하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서류 자체가 없다는 것. 김 씨는 열일 제쳐두고 곧바로 면사무소로 달려가 서류를 접수한 공무원에게 따졌다.

공무원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서류가)바람에 날아가 없어졌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 씨는 담당 공무원의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고 더욱 분통을 터트렸다.

말도 안 되는 변명에 김 씨는 거세게 항의했다. 그랬더니 한참 후 돌아온 답변은 더욱 가관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이번엔 “서류가 통째로 쓰레기통에 들어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새해벽두부터 험한 꼴을 당한 김 씨는 익산시 감사과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했다. 어떻게 공공기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김 씨는 24만 원이나 들여 만든 서류를 분실해놓고 사과 한마디 없는 공무원의 행태에 더욱 분개했다.

감사과와 통화를 마치고 3분쯤 지난 후 삼기면사무소 담당 공무원에게서 만나자고 전화가 왔으나 거절했다.

한바탕 난리를 겪은 김 씨는 3일 금마면사무소 공무원의 전화를 받고, 익산시 공무원들의 이상한 일처리에 대해 더욱 의문을 갖게 됐다.

농지원부 등록 서류가 없는데도 해당 농지가 있는 금마면사무소에서 민원이 접수 된 것.

김 씨는 삼기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농지원부 등록을 위해 서류를 첨부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서류 없이 등록하려고 하느냐”며 이것은 명백한 불법(편법)이라고 따져 물었다.

김 씨는 “민원인을 무시한 삼기면사무소 공무원이 일을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면서 “첨부 서류가 금마면에 넘어가지도 않았는데 민원을 처리하려고 시도한 것은 엄연히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삼기면사무소 담당 공무원은 “(김 씨가)급하다고 해서 금마면사무소에 민원 처리를 요구했다”며 “서류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나중에 제출 받으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