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도수련 명맥 잇는 단월드 익산센터

고구려 조의선인 수련법 현대인에 맞는 운동법 만들어 전수

기체조·호흡·명상으로 300명 회원 건강 찾고 스트레스 해소

14일 오전 10시 30분, 영등동 홈플러스 건너편 맥도날드 옆 건물 2층의 한 수련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디오에서 청아한 대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이어지는 새소리와 시냇물소리.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하다.

60평 널따란 수련장 바닥엔 황토색 장판이 깔려 있다. 그 위에서 하늘색 셔츠와 바지를 입은 선남선녀 10여명이 음악에 몸을 맡긴 채 기(氣)체조를 하고 있다. 가볍게 몸을 푸는 스트레칭 동작부터 마치 무술영화에서나 볼법한 손동작과 요가동작, 양손으로 배를 둥둥 치는 단전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이곳은 ‘단(丹)월드 익산센터.’ 옛날 고구려 구국단체인 ‘조의선인(早衣仙人)’에서부터 전해져오는 선도수련을 현대인에 맞는 운동법으로 만들어 익산시민에게 전하고 있는 곳이다.

충남 천안에 본부를 둔 단월드는 옛 ‘단학선원’이 모태. 한 때 전국에 단군상을 세워 종교단체로 오인되기도 했지만, 시민들에게 기체조 등 운동법을 전수하는 곳이다.

때문에 단월드 회원 중에는 기독교, 카톨릭, 원불교, 불교 등을 가진 신도들이 많다.

단월드 익산센터는 20년 역사를 자랑한다. 회원 수만도 총 300명이나 된다. 20대 후반 젊은이부터 노인들까지는 물론이고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수련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익산센터는 총책임자인 단사원장과 그를 보조하는 원장, 사범들이 회원들을 지도한다. 외부강사인 힐러들도 있다.

현재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수련경력 20년 김도경 단사원장과 김경자 원장, 준 지도자인 김강희·김순란·오민영·황지숙·박순철·옥점선·이금선 사범이 활동하고 있다.

인도의 요가와도 비슷해 ‘단요가’라고도 하고, ‘코리안 메디테이션’으로도 부르는 단월드 수련은 대부분 몸이 좋지 않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이 하고 있다.

초보자들은 기체조, 기초명상, 원리체험을 한다.

3개월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체조’ 30분, ‘호흡’ 15분, ‘명상’ 15분 등 총 1시간 정도 수련을 한다.

기체조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가볍게 풀어주고, 기를 느끼면서 몸을 움직이며 경락을 풀어주는 운동.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하나로 연결된 오장육부가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체조로 자율신경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

호흡은 중급자가 하는 ‘단전호흡’, 고급자가 하는 ‘명문호흡’으로 나눠진다.

단전호흡은 숨을 단전 아래까지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호흡이고, 명문호흡은 배꼽 뒤 허리의 기혈을 느끼며 하는 호흡이다.

몸은 한쪽 발목을 반대쪽 다리 허벅지에 올려놓고 앉은 반가부좌 자세로 하고, 양손은 엄지, 검지, 중지를 동그랗게 모은 삼지자세를 취해 무릎 위에 얹는다. 이때 손등은 아래로 향하게 해서 놓고 호흡에 집중하는 자신을 제3자적 시점으로 느끼는 것이 요령.

호흡은 뇌파를 떨어뜨리고, 긴장을 풀어줘 우울증과 공황장애 해소에 도움이 된다.

명상은 마치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자신을 상상하는 시간. 강사의 안내에 따라 두 눈을 감고 편안하게 양팔을 벌린 채 누워 휴식을 취한다. 이후 일어나 반가부좌로 앉아서 명상을 한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팔을 단전에 모으거나 또는 벌리거나 무릎에 올려놓기도 한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명상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수련한 지 3년째인 김영숙 회원은 “예전엔 혈액순환이 잘 안 돼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걷다가 주저앉곤 했다. 간과 위도 좋지 않아 한약방을 내 집처럼 다녔다. 그러다 3년 전 우연히 단월드 익산센터를 찾아 일주일 정도 따라했더니 몸이 나도 모르게 좋아졌다. 이때부터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찾고 있다. 지금은 다리에 힘이 생겨 걸음이 빨라지고, 소화도 잘 될 뿐만 아니라 피부도 좋아졌다”고 예찬했다.

수련시간은 새벽 6시, 오전 10시 30분, 오후 6시 30분, 오후 8시 10분.

회비는 월 9만 원이다.

문의는 ☎063-835-0402.

/우창수 기자

미니인터뷰- 김도경 단사원장

“명상은 생활 속 참 쉬운 건강법이죠”

김도경 단사원장은 어릴 때 몸이 좋지 않았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았다. 그러던 1997년, 한 서점에서 구입한 ‘뇌호흡’이란 책은 그의 인생을 180도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됐다.

처음엔 책을 보고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동작이 어렵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책 뒷면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어 찾아간 곳은 단월드 전신인 ‘단학선원.’ 한 달 동안 수련을 한 그는 몸이 건강해지고 성격도 활달해졌다.

2009년 단월드 소속 ‘명상지도자’가 된 그는 2017년 11월 말 단월드 익산센터 단사원장으로 취임했다.

항상 웃는 얼굴로 회원들을 맞아 ‘미소천사’로 불리는 그는 “기체조, 호흡, 명상은 생활 속 참 쉬운 건강법이다. 지도할 수 있는 사범을 많이 육성해 익산을 몸과 마음이 건강한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