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 장류식품인 ‘낫또(納豆, なっとう)’를 한국식 낫또로 탄생시킨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청국장 전문가인 유정순 거믄콩마니식품 대표(54). 성당면 택촌마을에서 14년 넘게 청국장을 만들고 있는 그는 3년 전부터 일본 청국장 낫또를 한국식으로 재발명해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그가 만든 낫또는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 단골고객도 많아 매장에 내놓자마자 게 눈 감추듯 판매되는 인기식품.

현재 어양동 익산시로컬푸드매장과 얼마 전 서울 중랑구에 오픈한 로컬푸드매장에 납품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택배로 붙여줘야 하는 직거래 단골고객의 주문도 밀릴 정도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문량이 늘고 있다.

낫또는 일본에선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웰빙식품. 몸에 좋은 ‘바실러스균’과 ‘나토키나제’ 성분이 풍부해 고혈압예방, 당뇨예방, 동맥경화예방, 혈액순환개선, 뇌졸중예방, 체지방감소, 각종 성인병예방, 항암효과 등이 있다고 알려져 일본인 대부분 꼭 챙겨먹는 국민음식이다.

15년 전 일본 오사카에 견학을 가서 낫또를 처음 맛본 그는 집으로 돌아와 낫또 만들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십 수 년 간 실패만 맛보았다.

우선 콩을 발효시키는 것은 청국장과 똑같지만, 제조방법이 달랐다.

청국장은 콩을 삶은 후 일정하게 45℃온도를 유지한 채로 2~3일 간 발효시키면 자연히 바실러스균이 생성되면서 구수한 맛을 내는 장이 완성된다.

반면 낫또는 콩을 삶은 후 바실러스균을 첨가해 45℃ 온도에서 24시간 발효하면 완성된다.

하지만 제조방법을 알았다고 금방 성공할 리는 만무했다. 낫또의 생명은 풍부한 영양과 ‘하얗게 나오는 끈적끈적한 실.’ 수 백 번 만들어 보았지만, 실이 눈에 잘 띄지 않아 상품가치가 없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3년 전 성공한 ‘유정순 표 낫또’는 영양도 풍부하고 실도 누에에서 뽑아내듯 풍성해 일본 낫또와 견주와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는 그가 익산 농가에서 직접 기른 좋은 콩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 특히 맛이 가장 좋은 ‘서리태 속청’으로 만든 ‘검은콩 낫또’는 먹기가 좋아 인기다.

그는 “청국장 냄새에 익숙한 한국인들도 고약한 냄새가 나는 발효한 콩을 먹는 게 쉽지 않다. 낫또에서도 청국장 냄새가 약간 나 비위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다”며 “제가 만든 낫또는 냄새가 덜해 먹기 편하다. 그래도 그냥 먹기가 어려우신 분들은 김에 싸서 먹거나 꿀과 섞어서 먹으면 맛도 괜찮고 더 좋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직거래의 경우 ‘우리콩 낫또’ 하루 권장량 100g들이로 2천 원, ‘검은콩 낫또’ 100g들이 2천200원. 금액이 저렴해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는다.

그는 앞으로 ‘저염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된장의 염도는 30%다. 이것을 12~14%로 낮춘 장을 만들 것이다. 현대인들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해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나트륨 줄이기 운동’ 차원에서 저염장을 만들어 익산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문의 ☎010-4652-3812.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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