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일 논농사 척척 해내는 여장부… 두 아들 효심 칭찬 자자

65세 류봉임 통장(왼쪽)과 103세 친정엄마 김순금 여사.

103세 친정엄마를 모시고 사는 '65세 효녀 통장'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영예의 주인공은 류봉임 만석동 다가포마을 통장. 15년째 친정엄마 김순금 여사(103)를 모시고 사는 그는 어버이날인 오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18 효행노인인권 유공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류 통장은 절개 곧은 효자 집안 셋째 딸. 그의 할머니는 나라에서 열녀문을 받았고, 친정아버지(고 류종남 씨)는 정읍 향교에서 효자상을 받았다.

타고난 효녀인 그는 1985년 정우원 씨(69)와 결혼하고 서울에서 줄곧 생활하다가 홀로된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부군 고향인 다가포마을로 내려왔다. 2002년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

2년 후엔 홀로된 친정엄마를 모셔왔다. “그전엔 서울 남동생이 모시고 살았는데, 복잡한 아파트다 보니 집을 못 찾을 때가 많고, 생활을 힘들어 하셔서 공기 맑고 인심 좋은 농촌에서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해 모셔왔죠.”

부군 정우원 씨는 장모가 아닌 친어머니처럼 극진히 섬기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딸인 류 통장보다 더 잘한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부부의 효심 덕분인지 친정엄마 김순금 여사는 103세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 두 다리가 성성해 지팡이 없어도 잘 걷고, 식사를 거르는 법이 없다. 설거지며 청소 등 집안일까지 도울 정도로 힘이 넘친다. 이처럼 건강하게 장수하는 김순금 여사는 모든 마을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류 통장은 “친정엄마를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친정엄마가 우리를 데리고 사는 셈이다. 건강하시고 집안일도 도우니 제가 맘 편히 통장 일도 할 수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다가포마을 전체 65가구의 대소사를 살피고, 소식을 전하는 그는 7필지 논농사도 척척 짓는 여장부다.

그와 부군의 효심을 보고 자란 두 아들 정대길 씨(32)와 정광용 씨(31)도 효자로 소문났다.

이리고 출신인 장남 대길 씨는 해군사관학교를 우수하게 졸업한 후 소위로 임관했을 때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한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큰 공을 세워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국방부 군의관 양성과정에 선발된 대길 씨는 연세대 치과대병원을 졸업한 뒤 레지던트 2년차로 근무하고 있다. 2016년 결혼, 4개월 된 아들 우성 군을 뒀다.

둘째 광용 씨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전문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착하고 공부도 잘한 두 아들이 좋은 직장을 가져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류 통장은 “두 아들이 자주 고향에 와서 외할머니에게 용돈도 드리는 것을 보면 참 대견스럽다”고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친정엄마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두 아들 하는 일 잘 되고 온 가족이 화목하고 즐겁게 사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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