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명소 ‘영스타롤러장’ 부활했다!

창인아파트 상가 2층 예전 그 자리 새 단장 시민들 곁으로

익산토박이 김희자 대표 추억 깃든 롤러장 최신식으로 꾸며

‘전북최대 350평 영스타롤러장 부활하다!’

1980~1990년대 피 끓는 청춘들의 천국이었던 ‘영스타롤러장’이 부활했다.

창인아파트 상가 2층, 예전 그 자리에서 새롭게 탄생했다. 한때 인라인 열풍을 타고 잠시 인라인스케이트장으로 명맥을 유지했다가 문을 닫은 지 실로 20여년 만이다.

건물 외관엔 영스타의 부활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대 롤러 좀 탔던 얄개들도 오랜만에 폼을 잡고 스피드를 즐기고 있다.

잠자고 있던 영스타를 깨운 건 익산토박이 정인호(53)·김희자(46) 부부. 이들은 비록 동시대는 아니었지만, 영스타에 대한 추억이 많다.

영스타 새주인 김희자 대표는 “학교 다닐 때 자주 왔다. 소풍 갔다가 오고, 시험 끝나고도 왔다. 그 당시 남학생이나 여학생이나 그 누구에게도 영스타는 인기 만점 최고의 놀이터였다”고 술회했다.

사실 80~90년대만 해도 영스타는 그야말로 명소였다. 사람들 어깨가 부딪쳐 지나지 못할 정도로 인산인해였던 익산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으니 모르는 이가 없었다.

영스타는 피 끊는 청춘들의 천국이었다. 젊은 남녀들의 데이트코스였다. 화려한 조명, 댄스음악에 몸을 맡기며 고무트랙을 신나게 질주했다.

성인이 되고 가정을 꾸린 부부는 문 닫은 영스타가 아쉽기만 했다. 그러던 차 중3, 중1 두 딸이 전주로 롤러를 타러 다니는 것을 보고 영스타를 열기로 맘먹었다.

오산면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정인호 씨는 곧바로 공사에 들어갔고, 영스타는 마침내 4월 28일 새단장 돼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전북 최대 면적 350평을 자랑하는 영스타. 형태는 예전 그대로지만, 모든 시설이 최신식으로 꾸며졌다.

입구엔 예전 롤러장을 찍어놓은 흑백사진이 오랜 추억을 되살리고,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영스타’라는 간판이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입구 로비는 예전보다 넓어졌다. 진열된 롤러스케이트는 400개 이상.

성인 1만 원, 초중고생 8천 원만 내면 롤러스케이트에 헬멧과 손목보호대, 팔꿈치보호대, 무릎보호대 등도 함께 대여한다. 롤러스케이트를 가져오면 2천 원이 할인된다.

5월 31일까지는 오픈이벤트로 초중고생에 한해 평일 6천 원으로 할인한다.

신발 끈을 묶고 안으로 들어서면 두 눈을 압도할 만큼 드넓은 롤러장이 길게 펼쳐져 있다. 오색찬란한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신나는 댄스곡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고 있다.

당대 최고 인기곡이었던 런던보이스의 ‘할렘디자이어’ 등 중년들의 심장박동수를 높이는 노래들이 롤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롤러장 가운데 있던 ‘디스크자키(DJ)’ 무대는 사라졌다. 80~90년대 디스크자키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지금의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스타였다. 신청곡을 받아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곤 했다. 레코드판을 들고 춤을 출 때는 롤러를 타는 것도 멈추고 바라보는 게 예의(?)였다. DJ의 춤은 곧바로 유행처럼 번졌다.

당시는 롤러를 타는 것에 따라 신분(?)도 갈렸다. 정면을 보고 타는 것은 하층, 등을 앞으로 하고 고개를 돌려서 타야만 제대로 대우(?)를 받았다. 피겨여왕 김연아처럼 스핀묘기를 뽐내면 인기 최고였다. 여학생들을 골탕 먹이는 짓궂은 남학생들도 많았다.

영스타에서 만나 연애하다가 결혼에 골인한 사람들도 수도 없이 많았다.

다시 태어난 영스타는 코흘리개 장난꾸러기들이 어느덧 성인이 돼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찾는 가족들의 놀이터로 변신했다.

입구와 맞은편에 조성된 2곳의 휴게실에는 매점에서 사온 컵라면을 즐기는 가족들이 많다.

어린 청소년들도 많기 때문에 술 취한 사람은 출입금지다. 또 외부 음식물도 반입금지, 애완동물도 입장금지다.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안전보호 장구 착용’이다.

영스타는 만남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옛날 롤러를 함께 탔던 친구들을 수십 년 만에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한다. 특히 영스타에서 롤러를 탔던 동호인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김희자 대표는 “이제 문 연지 일주일 정도 흘렀다. 예전만큼 북적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엔 300명 이상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스타 문 여는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10시, 주말과 공휴일엔 오전 10시~오후 11시다.

찾아올 주소는 익산시 익산대로 181, 창인상가 2층.

문의는 ☎063-853-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