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

‘어김없이 오늘도 그를 거리에서 마주쳤다. 4년 만에 만남이라 어색했지만 그는 반갑게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한다. 머쓱하게 인사를 마치니 그의 해쓱한 얼굴이 눈에 들어와 짠한 마음이 든다. 힘내시라고~ 영혼 없는 응원의 한마디를 돌아서며 이제 그를 4년 뒤에나 볼 수 있겠지 아쉬운 마음을 접고 가던 길을 무심히 간다.’

메모장에 긁적긁적 내갈긴 메모다. 거리에서 헤어진 첫사랑을 만난 것이 아니다.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6.13 지방선거를 위해 거리에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후보들의 모습을 보고 몇 자 적은 것이다.

최근 국내외 핫 이슈는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 눈과 귀가 쏠려 있다. 대형 사건들이 밀려 지방선거의 관심이 뒷전이 돼버렸다.

자치단체장 선거는 그렇다하더라고 교육감 선거는 아예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고 후보들은 볼멘소리를 한다.  

누군가에게는 참 쉬운 선거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기막히게 어려운 선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권자에게는 어이없는 선거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선거 참여의 중요성은 수백 수 천 번을 되뇌이어도 부족하지 않다. 그래서 한 번 더 되뇌인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프랭클린 애덤스의 말이다.

좀 더 강한 어조로 말한 분도 계시다.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들이 다해먹는다.”함석헌 선생의 말이다.

4년에 한 달만 친절한 후보, 지역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 능력보다 중앙당에 묻어가려는 후보, 선거 전과 후의 얼굴색이 180도 변하는 후보, 갑질에 익숙한 후보, 일하지 않는 후보,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 과거가 있는 후보…. 우리가 뽑지 말아야 하는 뻔한 후보들이다.

그들의 뻔한 미소에 속아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뻔한 선택의 결과는 나와 우리 지역의 펀(fun)한 삶을 망치는 권리를 손에 쥐어 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최악의 선택을 피해야 할 것이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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