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포구 위 마을 뒷산 정상 1만2천 평에 자유예술공간 조성

웅포면 용골마을엔 ‘자유인’ 이성구 씨(59)가 살고 있다. 그는 익산에서 꽤 유명한 ‘장원목장’ 대표다. 기르는 젖소에서 직접 짠 우유로 요구르트를 만드는 장인. 그가 생산한 정통플레인 요구르트는 ‘산중의 아침’이란 브랜드로 어양동 익산로컬푸드 매장 등에 납품되고 있다.

그가 사는 곳은 경치가 지상낙원에 가깝다. 황매산 능선 꼭대기, 무려 1만2천500평 광활한 땅을 평평하게 개간하고, 금강이 흐르는 성당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언저리에 아담한 통나무집을 지었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비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다. 그는 “충남 ‘계룡산’을 바라보며 집을 지었다. 시야가 좋은 날엔 계룡산이 보인다”고 자랑했다.

집 곳곳은 추억박물관이다. 옛날 농사지을 때 발로 밟으며 물을 퍼 올리던 ‘무자위‘ 등 예전 생활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또 나무 그네 의자도 몇개가 설치돼 있다.

집 옆 드넓은 대지에 펼쳐진 아로니아 밭. 그는 이곳에 ‘문화예술촌’을 꿈꾸고 있다. 젊을 때부터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오랜 꿈이다. 자식들 다 키우고 먹고 살만도 하니 이제는 이 세상에 의미 있는 것을 남기고 싶어 꿈의 첫 페이지를 열어가고 있다. 벌써 전문예술인들과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도 어느 정도 잡아놓았다. 올해부터 차근차근 조성해갈 생각이다.

그가 용골마을에 귀향한 것은 1987년. 경기에서 직장생활하다 고향마을이 복지마을로 선정된 때 선친이 목장에 뛰어들자 도와드리려고 온 것이 아예 눌러 앉게 됐다. 당시 젖소 6마리로 시작한 그는 1994년 독립해 목장을 다른 곳에 차렸다.

2004년 장원목장이라는 이름을 처음 내걸었고, 2007년 지금의 자리로 확장했다. 한창 땐 젖소 120마리까지 키웠다. 번 돈 대부분은 집 주변 산 정상을 매입하는데 썼다. 면적만 1만2천500평, 집 주변에 보이는 산봉우리까지 모두 그의 소유가 됐다.

2008년 자체적으로 정통플레인 요구르트 ‘산중의 아침’을 생산했다. 산 정상을 개간한 그는 이곳에 체험장을 짓고, 승마장과 캠핑장도 운영했다.

예약 손님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힘이 부쳐 캠핑장을 접고 그 자리에 아로니아를 심었다. 젖소도 15마리로 줄였다.

2006년부턴 취미로 시작한 ‘목공예’에 빠져 있다. 스승도 없이 독학했지만 차탁자나 도마, 그릇, 탁상시계 등 못 만드는 게 없고, 실력도 전문가 뺨친다. 팔지 않고 간혹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있다.

서서히 문화예술 활동을 하며 살던 그는 묻어둔 ‘문화예술관광 사업’의 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고교·대학 때 산악부였다. 돌아다니고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승마장 하려고 승마를 배우고, 약초를 공부하려고 약초꾼 밑에서 생활도 했다. 앞으로 꿈을 위해 전문문화예술인을 만나 계획을 잡아가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이 와서 먹고, 자고, 놀다가고, 시민들을 위해 장터도 열리는 공간을 꾸밀 생각”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성구 씨 집 테라스에서 찍은 일출 광경.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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