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업계 돌풍 ‘젊은 가위손 황지성’

화려한 옛 영화를 뒤로 한 채 점점 사라지고 있는 동네 이용원. 이제는 나이 지긋한 이용사만 가득한 이용업계에 30대 중반의 ‘젊은 가위손’이 뛰어들어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양동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 뒤편에 있는 ‘준 이용원’ 황지성 대표 이용사(35)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이용업계에 뛰어든 것은 4년 전. 지금은 문 닫은 ‘넥솔론’에서 6년 간 성실하게 일했던 그는 회사가 경영위기에 닥치기 시작할 때 이용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회사가 부도날 것을 직감했고, 결국은 창업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는데 20대 초반에 했던 ‘미용 일’은 포화상태인데다 경쟁이 심하고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점점 숫자가 줄고 있는 ‘이용사’를 해보기로 역발상을 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이용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했다. 익산 주변에 ‘이용학원’이 없어 독학했다.

두 번 떨어진 끝에 세 번째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어양동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 뒤편 건물 1층에 이용원을 차렸다.

이용원 이름은 금쪽같은 두 아들 의준(9)·서준(7) 군의 돌림자를 따서 ‘준 이용원’이라 지었다.

그는 “두 아들에게 이용사 직업을 대물림할 정도로 부끄럽지 않은 이용사로 성공하고 싶어 이름 지었다”고 했다.

개업한지 1년여는 시련과 고난의 세월이었다. 이용원이 9평으로 규모가 작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손님 구경하기 힘들었다.

그는 밤에 치킨집에서 배달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손님이 없을 때도 ‘가위훈련’을 쉬지 않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한 그는 ‘실력 좋은 가위손’으로 알려졌고, 손님 수도 껑충 뛰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루 평일 15명, 주말엔 25명 정도가 찾고 있다. 기다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예약제’를 운영하고 있다.

커트, 면도는 물론 머리카락을 돌돌 마는 ‘펌’과 염색도 하는 그는 오랫동안 전해져 오는 이용원만의 고전스타일에 자신의 현대적인 스타일을 가미했다.

특히 발마사지, 스포츠마사지 자격증도 취득해 어깨 마사지로 손님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특별서비스도 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초·중·고생을 비롯해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의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다.

영어로 이용원을 뜻하는 ‘바버숍(Barber shop)’ 간판을 전북 최초로 내건 그는 지난해 11월 제8회 KBCA전국이용기능경기대회 커트부문 동상, 올해 6월 5일 KMBA 전국헤어 기능경기대회 면도부문 은상을 차지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처음 이용원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부인, 친구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그런데 지금 다니던 회사가 문 닫고 이용원이 잘되니 이제는 든든한 응원군이 돼주고 있습니다.”

그는 훗날 자신의 건물을 마련해 맨 위층은 살림집, 아래층은 이용원을 크게 차리고, 두 아들에게 이용원을 물려주고 싶은 게 소박한 꿈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 오후 8시. 목요일과 일요일은 쉰다. 목요일은 전국 이용원 정기휴일, 일요일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상한 가장이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전엔 남중동 김동문배드민턴장 옆 게이트볼장에서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는 봉사인이기도 하다.

예약문의 ☎010-2779-4195.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