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면 공장 증축공사 주차장 부족 직원 차 인근 점령

농기계 못 다니고 사고 위험도 높아 마을 주민 울화통

한적했던 시골길이 승용차들로 북새통이다. 마을길은 물론 농로까지 장악해버린 차들의 주인은 낭산면에 자리 잡은 익산의 향토기업이자 대기업인 닭고기전문회사 ‘하림’의 직원들.

2017년 1월, 하림이 지금 있는 공장 아래에 새로 공장을 신축하면서 주차할 곳이 부족해진 1천500여명 직원 대다수가 공장 밖 마을과 농로에 무차별적으로 주차하고 있다.

아침 출근시간이면 하림공장 입구에 있는 ‘석천삼거리’는 주차전쟁이 벌어지기 일쑤다. 회전교차로 안에 주차하는 얌체 직원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주변 도로 갓길은 주차된 차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하림공장 바로 앞에 있는 ‘석천대마을’은 하림직원 차들이 점령한 상태. 가뜩이나 좁은 마을길을 줄지어 주차해놓는 통에 주민들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민 김모 씨(65)는 “차 몰고 밖에 나가려면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한다. 길을 통째로 막을 정도로 엉망으로 주차해놓은 직원들도 있고, 차량 한 대 비켜나기도 힘든 골목에 주차해 빠져나가려고 식은땀을 줄줄 흘린 적도 여러 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농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편도 1차선도 안 되는 곳에 주차해놓다 보니 경운기나 트랙터 등 정작 농로로 다니는 농기계 등이 통행을 못하고 있다.

하림공장 옆을 지나 호천마을로 가는 2차선 도로는 양쪽으로 주차해놓는 바람에 졸지에 1차선 도로로 좁아졌다.

더욱이 주차하지 말라고 가운데에 ‘빨간색 플라스틱 차선규제봉’까지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다. 일부 차선규제봉은 뽑히기까지 했다.

교통사고 위험도 커진 주민들은 “돈 많은 대기업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주차장도 안 만들어주고 이웃마을 주민들을 이렇게 불편하게 하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주차장을 만들어 주민 불편을 없애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림 관계자는 “먼저 공장을 증축하면서 주차문제로 불가피하게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직원들 편리를 위해 셔틀버스 20대를 운영 중이다. 추가로 7대를 더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직원들을 계도하고, 또 주차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많아 어려움이 크다”며 “올 9월 공장이 준공되고, 주차타워 설치도 마무리 되면 491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교통 혼잡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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