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양동에서 오리요리전문점 ‘후백제’를 운영하는 박용우 씨(60)의 머릿속은 요즘 온통 ‘국화분재’에 가 있다.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10일간 익산중앙체육공원에서 펼쳐지는 ‘제15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의 ‘국화분재경진대회’에 지난 2월부터 8개월 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애지중지 가꾼 그의 분재작품을 출품하기 때문이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국화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그가 이번 국화축제 특별전시장에 선보일 작품은 모두 6점. 자신의 식당 옆 온실에서 키우고 가꿔온 국화분재 100점 중에서 고르고 고른 걸작들이다.

이 중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만든 명작은 ‘미륵산’이라는 제목의 작품. 가로 폭 90cm의 대형화분에 높이 85cm로 제작한 이 작품은 ‘5간작’이다.

나무뿌리를 깎아 3개의 봉우리 형태로 만든 산 모형에 한 봉우리 당 5개의 국화분재를 얹은 작품이다. 화분흙에서 봉우리까지 밖으로 뻗은 국화뿌리 길이가 자그마치 70cm나 된다. 위에 줄기와 가지 등은 산의 크기에 맞게 작게 제작했다.

봉우리 안에는 새가 알을 품은 모형도 제작해서 넣었다. 화분흙은 ‘이끼’로 덮어 드넓은 초원을 연출했다. 또 이끼에 골을 따서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를 표현했다.

익산의 명산인 미륵산의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를 엿볼 수 있는 대작이다.

7년째 국화분재경진대회서 아직 수상경력이 없는 그는 이번엔 ‘작품상’ 이상을 노리고 있다.

그는 “국화분재를 하면서 시장 표창은 2번 받았지만, 작품으로는 상을 받은 적이 없어 이번엔 정말 작품에 공을 많이 들였다. 노력한 만큼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비록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열흘간 축제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제 작품을 소개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 많은 시민과 전국의 관람객들이 축제장으로 오시길 바란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탁 트인 어곳마을 들녘을 바라보는 2층짜리 통나무 흙집에서 살며 식당을 하는 그는 7년 전 한 지인이 국화분재를 해서 전시하면 집과 잘 어울리겠다는 말을 듣고 국화분재를 시작했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국화연구회에 들어가 국화분재전문가 김석두 강사에게서 배우며 실력을 쌓았다. 지금은 85명 동호인들로 구성된 국화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을 정도로 전문가 못지않다.

2016년엔 식당 옆에 작업실 겸 전시장인 작은 온실까지 세웠다. 그는 “국화는 1년생이지만, 겨울에도 온도를 5℃이상 유지하며 물을 주면 뿌리에서 2월 쯤 새순이 나온다. 이 새순을 6cm정도 가지치기해서 상토에 심어 뿌리를 내리고, 분갈이 해가며 분재한다”고 설명했다.

국화분재를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은 자연에서 직접 채취해 만들고 있다. 겨울엔 산에 죽은 나무의 뿌리를 가져다가 톱질하고 사포질하며 산 모양을 만들고, 아파트나 도로변 응달진 곳의 이끼를 채취해 화분에 깔고 작품을 만든다.

그는 “국화분재는 8개월 만에 연출하고 싶은 모양을 만드는 게 매력이지만, 나무가 아니라 쑥 종류의 풀이기 때문에 까딱 잘못해도 가지가 부러지거나 찢어져 작품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한번 부러진 자리에선 새순이 결코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화분재는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매일 손질해야 한다. 아침, 저녁으로 물주고 하루라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어렵고 힘들지만 연출하고자 하는 작품 나왔을 때 그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 못한다”고 국화분재의 매력을 설명했다.

국화축제장에 전시 중인 박용우 씨의 작품들.

' '미륵산' 국화분재 작품.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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