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세관 자리에 ‘세관세무통합청사’ 2021년 신축이전 추진

정치권 외면 실망감 증폭… “시민불편·상권붕괴 이전 반대”

지난 5월 11일 당시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주민 350여명이 익산세무서 앞에서 이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지난 4월 남중동 주민들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익산세무서 이전설.’ 6.13지방선거 당시 시의원 후보자들이 익산세무서 앞에서 삭발투쟁하고, 주민 350여명도 거리로 뛰쳐나와 ‘이전 반대’를 목 놓아 외쳤지만, 결국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익산세무서장은 지난 18일 <익산열린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익산세무서 이전과 관련한 타당성 용역에서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와 현재 설계공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기획재정부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190여억 원의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영등동 국가제1산단 익산세관 청사부지 1만6천500㎡에 5층 규모의 ‘세관세무 통합청사’를 2021년 11월 준공해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익산세무서 이전이 본격화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주민들은 “익산세무서가 떠나면 주변 사무실에 입주한 50여 개 세무사 사무실 종사자 등 900여 명이 따라서 떠날 것이다. 이는 결국 주변 상권의 붕괴와 지역경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일찍이 ‘익산세무서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박도삼·이영철)’를 구성한 주민들은 청와대 신문고에 ‘국민청원’을 올리는 한편 대정부 시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경 대응할 태세다.

시민대책위 한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에게 간절한 주민들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괜한 지역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외면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며 “대책위에서 주민들과 함께 직접 국민청원에 나서고, 대정부 투쟁도 벌일 생각”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주민들은 현 익산세무서가 1987년에 건립된 지 31년 돼 신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현재의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신축해 이전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현 청사에 대한 활용이나 개발계획도 없이 무작정 떠난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들은 “익산고용센터는 영등동에서 익산세무서 옆 자리로 이전했다. 남중동은 바로 익산의 중심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익산세무서는 주차장 부족, 청사 협소로 인한 납세자 불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곳, 그것도 화학약품 공장 있는 외곽으로 이전해 익산 대다수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남중동 주민뿐만 아니라 30만 익산시민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사실 익산세무서로서도 ‘세관·세무 통합청사’로 이전할 경우 현재보다 나을 게 없는 상황이다.

분소나 다름없는 익산세관에 더부살이하는 꼴인데다 멀쩡한 자기 건물자리를 놔두고 캠코에 임대료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통합청사 운영계획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 사무실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익산세무서가 이전하는 자리에는 주변 상가가 없을뿐더러 땅값도 상당히 올랐기 때문.

비교적 가까운 어양동 익산지식산업센터에 분양문의를 하고 있지만, 평당 500~600만 원 대에 거래돼 사무실 마련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의 자리에 신축하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텐데 이전 계획을 세워 괜한 문제를 만들고 있다. 정부는 즉각 익산세무서 신축 이전을 철회하고 현재의 자리에 신축계획을 세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산세무서 이전 반대를 외치며 삭발투쟁을 하고 있는 박종대 시의원(왼쪽)과 박인철 전 시의원 후보.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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