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택 원장과 직원 10명 창혜원 지적장애인 20년째 무료 진료

지난해 국제로타리 초아의 봉사대상 영예… 환자 가족처럼 섬겨

오 원장 ‘칫솔질 전도사’… 통증 없이 치료하는 임플란트 권위자

오소택 원장(아랫줄 가운데)과 세종치과 직원들이 손으로 하트모양을 지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름이 특이하네요?

“그러니까요. 네이버나 다음 검색창에 ‘오소택’을 치면 저 밖에 없더라고요. 심지어 친구들하고 야유회 간 것까지 나오더군요.”

-선친께서 ‘오소택’이라고 지어준 데는 무슨 뜻이 있을 거 같은데요?

“제가 3남1녀 중 막내인데, 형제 돌림자가 ‘택’자예요. 원래 한자 이름은 밝을 ‘소(昭)’에 못 ‘택(澤)’인데 나중에 호적을 보니 연못 ‘소(沼)’자로 잘못돼 있더라고요. 아무튼 아버지께서 밝은 연못처럼 세상에 좋은 일 하라고 지어주신 거 같아요. 학교 다닐 땐 아이들이 제 이름 갖고 놀리기도 했는데, 커서 보니 특별해서 좋더라고요.”

치과의사 오소택(58). 그는 익산역 부근에 있는 ‘세종치과’ 대표원장이다.

차분한 말씨와 온화한 미소를 지닌 그는 국제로타리 창립 111주년인 지난해 ‘초아의 봉사대상’을 받고 숨겨왔던 선행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는 팔봉동 ‘창혜원’ 지적장애인들을 찾아가 20년째 치과진료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 임플란트, 보철, 레진 등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치료까지도 돈 한 푼 받지 않는다. 한 달에 20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천만 원어치다.

이 밖에 사회 여러 곳에 기부하는 칫솔 등 물품비용까지 합치면 그가 1년에 사회에 환원하는 금액은 무려 1억 원 가까이 된다.

매번 초아의 봉사대상 받기가 부끄럽다며 뒤로 빼던 그가 지난해 시상대 앞에 선 것은 다름 아닌 세종치과 직원들과 창혜원 직원들 때문.

그는 “2주에 한 번씩 방문해 지적장애인 치과치료 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저 또한 힘든데 저와 같이 봉사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이 들었다. 창혜원 직원분들의 고생도 짐작이 됐다. 이 분들의 헌신이 저 때문에 묻힐까 죄송해 상을 받았다. 이 분들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2008년 ‘전북사회복지재단 최우수상’, 2009년 ‘전북복지 실천대상’도 수상한바 있다.

“세종치과 직원가족 모두가 초아의 봉사대상”

오소택 원장의 고향은 군산 대야. 남성고에 입학할 때 가족이 익산으로 이사와 익산사람이 됐다. 1987년 원광대 치대 졸업 후 공중보건의 3년을 마치고 1990년 4월 옛 명제과 2층에 세종치과 문을 열었다.

1998년 5월, 익산역에서 원광대 방향 창인아파트 옆 건물 2층에 세종치과를 이전 개원한 그는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익산시치과의사회 총무였던 그는 옛 익산시민센터 김명숙 총무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고 처음엔 성금을 기부하다 거동 못하는 창혜원 지적장애인을 위해 치과의사들과 함께 ‘치과진료실’을 만들고 20년째 찾아가는 무료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그의 무료 왕진 길엔 직원 10명이 돌아가며 함께한다. 원광대 치대 후배인 정주 부원장과 조재현 총괄실장, 치위생사인 심수진·김금미·전새미·안단비 씨, 치기공사인 오영수·이보람 씨, 데스크 장미경 씨, 진료보조 이슬기 씨다.

이들은 친절 빼면 시체일 정도로 언제나 환자들을 친절한 미소로 맞는 미소천사들이다.

그와는 대부분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든든한 동지이자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다. 그는 “세종치과 직원가족 모두가 ‘초아의 봉사대상’이다. 한 번 가진 마음 변치 않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무료 진료를 계속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올바른 칫솔질 전도사 ‘스케일링’ 독보적

오소택 원장은 ‘칫솔질 전도사’다. 그는 10년 넘게 관공서, 기업 등에 올바른 칫솔질 하는 법을 강연하고 있다. 가족이나 각종 모임 등 10명 이상 모임에서 요청이 오면 무료 강연도 한다. 단, 관공서는 유료다.

그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가 V자 모양으로 파여 이가 시린 ‘치경부 마모증’은 레진으로 메워도 오래 못 간다. 이는 잘못된 칫솔질이 원인이다. 31년 경력 치과의사로서 올바른 칫솔질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해 강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가 닳는 ‘치아 교모증’은 조개를 먹을 때 모래를 씹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거나 이를 갈 때 심해진다. 초밥이나 감식초, 홍어회 등을 많이 먹으면 치아가 산에 의해 부식되고 바로 칫솔질 하면 쉽게 마모된다”고 주의를 줬다.

칫솔은 탄성이 좋고, 모 끝이 부드러운 게 좋다. 그래서 그는 좋은 칫솔을 강연이 끝난 후 선물로 준다. 각종 기부행사 등을 할 때 후원하기도 한다.

1개당 2천500원짜리 칫솔을 제작해 선물하는데 올해에만 4천만 원 넘게 들어갔다.

그가 말하는 올바른 칫솔질은 ‘3.30.3’법이다. 하루 3번, 식후 음식물이 침으로 중화되고 난 30분에, 3분 정도 닦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치아 1개 당 10번 정도 위아래로 회전하듯 부드럽게 닦고, 입천장과 혓바닥도 닦는 게 좋다.

치아 청소를 하는 ‘스케일링’은 세종치과가 독보적이다. 15분 속성으로 하는 다른 곳과 달리 세종치과는 1시간 30분 정도 스케일링 하는데, 이렇게 해야 아프지 않고 개운하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해야 가능하다. 스케일링은 6개월마다, 늦어도 1년에 1번은 하는 게 좋다.

치아 뼈 아예 없어도 ‘임플란트’ 시술 권위자

오소택 원장은 우수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31년 경력 치과의사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에 있어서는 권위자다. 치아 뼈가 약하거나 뼈가 아예 없는 환자도 임플란트 시술을 척척해낸다. 이는 숙련된 고도의 기술력 없이는 흉내조차 못내는 치료다.

그는 임플란트도 절개 없이 시술한다. 시술시간은 5분, 보철은 일주일 걸린다.

시술 후 붓지 않고, 시술시간이 짧으며 시술 후 즉시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그의 임플란트 시술 철칙은 3가지. 음식이 끼지 않아야 하고, 발음과 씹는 게 원활해야 하며, 치아가 가지런하게 예뻐야 한다.

세종치과는 50평 면적에 ‘유니트체어’가 6개 있는 작은 치과의원이지만, 장비는 최상급이다.

컴퓨터 무통 마취시스템을 갖췄고, ‘물방울레이저’로 출혈과 통증 없이 치료한다.

다른 치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초음파 신생골 촉진기(bone regeneration)’도 2대나 있다. 이 기계는 임플란트 주위의 치아 뼈를 단단하게 하고 뼈를 재생시키는 최첨단 의료기기다.

그는 “환자가 의원에 오는 것은 아파서다. 아프지 않게 치료하고 가장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바로 최상의 진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세종치과를 찾는 환자 수는 하루 60~80여명. 대부분 이가 많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다. 그것도 구도심과 농촌, 김제·군산 외곽에서 찾고 있다.

아프지 않게 치료 하는데다 친절하고 정감 있어서고, 또한 교통이 편리한 익산역과도 가까워 쉽게 찾을 수 있어서다.

“사람 많은 곳으로 떠나면 어르신들은 어떡하느냐”며 끝까지 지금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오소택 원장. 그의 후덕한 얼굴에 인술을 강조한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떠오른다.

문의 ☎063-841-3434.

미니인터뷰- 오소택 대표원장

“못하는 치료 없는 의사 되려고 죽어라 공부”

오소택 원장이 가장 잘하는 것은 구강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은 학식이 높고 풍부한 경험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의사만이 제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는 “의사가 ‘어려워서 치료 못한다’고 말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못 하는 치료 없는 의사 되려고 많은 것을 죽어라고 공부하고 깊게 수련했다. 보통은 치아 뼈가 없으면 틀니를 권한다. 임플란트를 원하는 환자를 위해 시술을 연마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 김정희 씨(56) 사이에 딸 오유리(29)·오성은(27) 씨와 아들 오승현(24) 씨를 둔 자상한 가장이다.

‘소신껏 살자’를 강조한 덕분에 맏딸은 공부 중이고, 둘째딸은 전주시청 공무원, 아들은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치과의사가 되겠다며 이번에 수능을 새로 봤다.

취미가 독서인 그는 “세종치과 직원들이 어디 가지 말고 저와 끝까지 일했으면 좋겠다. 지적장애인에게 봉사하고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치아도 선물하며 살자”고 환하게 웃었다.

통증 없이 치료하는 '물방울레이저.' 임플란트 주위의 치아 뼈를 단단하게 하고 뼈를 재생시키는 ‘초음파 신생골 촉진기(bone regeneration).’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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