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공간 많이 생겨 편리해졌으나 인근은 차 댈 곳 없어

현금결제 안 돼 500원 내려고 엄동설한에 카드 들고 끙끙

익산시가 놀리고 있던 시 땅을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어 지난 3일부터 본격적으로 유료화 하자 이전에 없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익산시가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은 총 4곳. 중앙동사무소 앞과 영등동 이리동초 뒤, 그리고 모현동 롯데슈퍼 뒤와 신축한 롯데시네마 건물 뒤다.

우선은 장기주차한 차들이 없어졌다는 것. 시유지라는 이유로 누구하나 제재하지 않아 마치 시 땅을 제집 마당처럼 차를 오랫동안 받쳐 놓았던 사람들이 요금 부담 때문에 함부로 주차하는 일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여유 주차공간이 많이 생겨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시 유휴부지를 유료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한 후 장기주차가 사라졌고, 공영주차장을 오고가는 차량 수(회차율)가 예전에 비해 3~4배 상승했다. 영등동 이리동초 뒤편 주차장의 경우는 예전에 128대 차량이 이용했는데 유료화 한 후 368대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전에 없던 문제도 생겼다. 유료화 된 공영주차장의 빈 곳이 많아진 만큼 예전에 주차난이 없던 지역이 차 댈 곳이 없을 정도로 골치를 앓고 있다. 공영주차장 4곳을 중심으로 주차난을 겪고 있는 지역이 넓게 확대된 것이다. 익산시에 주차단속을 해달라는 민원전화가 늘고 있다.

공영주차장 주변 상인들의 희비도 쌍곡선을 긋고 있다. 주차가 편리해져 손님 수가 늘었다는 호평과 함께 이용자 수가 많은 병의원의 경우는 주차비를 자신들이 보전해주면서 운영비 부담이 생겼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요금을 받는 시스템도 문제다. 현재 ‘카드 전용’으로 돼 있어 현금 납부는 할 수 없다. 주차장 입구가 좋지 않은 이리동초 뒤 공영주차장의 경우 이용객들이 추운 날씨에 차에서 내려 카드결제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용객들은 “보통 1시간이내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30분은 무료이고, 이후부터 30분마다 500원씩 추가된다. 카드 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작 500원 내려고 이 겨울에 차에서 내려 추위에 떨어야 하겠느냐. 또 뒤에서 기다리는 차들이 줄서는 경우도 많아 불편하다”며 “현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IC카드 인식 오류나 차량 번호판 인식이 안 되는 기계 오작동 등 문제도 나오고 있다.

시민혈세만 더 투입되는 결과를 낳을 우려도 높다. 요금은 적은데 비해 카드수수료 1%와 주차장 요원 인건비 등을 충당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익산시 관계자는 “중앙동사무소 앞은 한산해서 적자지만, 영등동과 모현동 3곳은 흑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실한 통계는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 익산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연간 4천300만 원을 주고 사유지에 유료 공영주차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익산역 환승장 옆 한일오피스텔 뒤 사유지 2천327㎡에 주차면수 87면 공사를 완료했다. 익산역 서부주차장처럼 기차이용객에 한해서 24시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수렴해 보완하겠다”면서 “건전한 주차문화를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산한 공영주차장.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