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장‧남부시장 ‘화선동아리’ 아시나요?

지역 사랑과 발전을 위해 뭉친 10人의 용사들

역사와 전통 자랑하는 구시장‧남부시장 활성화위해 일심단결

장터영화제 개최 국토부장관상…화분‧측백나무 거리 조성 트리로 불 밝혀

최영일 회장을 필두로 문현호, 김두술, 유근우, 홍성철, 오재욱, 이종섭, 오은수, 박영애, 윤창용 등 10명의 회원을 둔 화선동아리. 사진은 유근우, 김두술, 김영란, 문현호 씨.

인화동 ‘화선동아리’를 아시나요?

구시장과 남부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자생 모임이다.

‘화선’은 1946년 이리 동인동과 화선동이 합병되기 전 구시장 일대 옛 이름.

이들은 인화동 일대에 군산처럼 근대 역사문화의 길을 조성해 구시장과 남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다.

회원은 모두 10명.

이들 자랑스러운 10인은 ‘우리가 함께하면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불철주야 뛰고 있다.

현재 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인화동 일대엔 일본식 집이 37채 남아 있다. 1907년 대교농장 쌀 보관소가 대표적인 건물이다. 동이리역에 쌀을 나르던 말들이 잠을 자는 마구간 터도 있다.

최영일 회장은 “우선 근대화역사 문화의 거리 조성을 꿈꾸고 있다”며 “일본식 건물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역사를 일깨워주고, 가르치는 장소로 승화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인화동 3·1독립운동기념공원 ‘문용기 열사 동상’ 건립 주역인 이들은 3.1절이나 4.4만세 운동 날에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들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은 ‘도시재생뉴딜 소규모재생사업.’

‘주민이 만드는 도시재생, 지역의 주인은 바로 주민’을 표방한 이 사업은 주민이 직접 만드는 화분과 나무심기.

이들은 주민과 함께 허영근 약국에서부터 4.4만세운동 광장까지 자그마치 400m 달하는 측백나무 거리를 조성했다. 화분에 심어진 측백나무는 칙칙했던 시장 골목을 싱그러운 녹색길로 확 바꿔놓았다.

크리스마스에는 나무에 트리를 입혀 밤마다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문현호 회원은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좋아한다. 트리 때문인지 요즘은 밤 늦게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마치 잘 조성된 놀이동산에 놀러온 기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내친김에 한복거리에 있는 주단가게 집집마다 문패를 만들어줬다. 십자수에 전화번호와 상호를 넣은 문패는 이제 한복거리의 상징이 됐다.

다양한 문화 사업을 구상 중인 이들은 올해 장터영화제를 열어 국토부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유근우 구시장상인회장은 “시장을 바꾸고, 도시를 재생시키는 사업은 우리 회원들의 힘으로만은 어림도 없다”며 “우리 구시장‧남부시장 상인들과 인화동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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