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민솔농장 돼지 4천500두 미생물로 악취 잡아 주민들 민원 ‘제로’

오 대표 “지역민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항상 ‘악취’ 외친다”

팔봉 한솔예식장 부근에서 삼기 쪽으로 새로 난 길을 따라 2~3km 들어 가다보면 왼쪽으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그림이 펼쳐진다.

나무숲에 병풍처럼 둘러 싸인 아담한 집과 깔끔하게 정돈된 돼지축사가 마치 유럽의 한 농촌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악취가 전혀 나지 않았다. 돼지축사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밖에 있는 종업원들 모두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골칫거리 악취를 잡은 인물은 바로 오석재 대표(45). 오 대표는 금마와 함열, 황등에서 민솔농장을 운영하며 돼지 4천500두와 소 110두를 키우는 축산업계 전문 CEO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항상 ‘악취’를 외친다.

‘악취 제로’에 도전하는 오 대표의 비결은 미생물. 미생물을 배양해 물과 사료에 넣어 돼지들에게 먹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다. 금마 민솔농장 바로 건너편엔 오 대표를 비롯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

오 대표가 처음 농장을 시작할 때 함께한 돼지는 단 10두. 가족처럼 돼지를 키우다 보니 어느새 4천500두로 늘었다고 함박웃음이다.

오 대표는 “처음엔 믿을 수 있는 퇴비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 돼지를 키웠다. 그때만 해도 돈 주고 사와야 할 만큼 퇴비가 귀했다. 이처럼 돼지에 ‘올인’ 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가축을 키우는 데 흥미가 있었던 오 대표는 조금씩 돼지의 머릿수를 키워나갔다. 퇴비를 목적으로 들인 돼지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양돈은 민솔농장의 주된 사업이 됐다

여기엔 김영교 농장장의 도움이 컸다. 부족한 부분은 김 농장장이 메워줬다. 지금도 농장의 기계와 설비에 대한 부분은 주로 오 대표가, 돼지의 사육과 관련된 부분은 김 농장장이 맡는다. 환상의 콤비인 셈이다.

돼지 수와 함께 직원의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민솔농장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9명.

오 대표는 “돼지들의 사육두수가 늘면 반드시 사람을 뽑는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농장 경영에 있어서 이들을 단순 직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김 농장장을 비롯한 민솔농장 직원들에게 오 대표는 형, 오빠와도 같은 존재다.

오 대표는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믿는다. 냄새 저감을 위해 미생물을 배양할 때도 5개사에서 판매하는 미생물을 구매, 직접 테스트해본 뒤 민솔농장의 돼지들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선정했다.

지금도 오 대표는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시도 중이다. 지난 2016년엔 김영교 농장장과 함께 농업마이스터대학 양돈전공 과정을 마쳤다.

열 마리의 돼지로 시작해 지금까지 온 오석재 대표. 그에게 농장이란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오 대표가 강조하는 건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기본’이다. 한 마리를 키울 때나 천 마리를 키울 때나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

황금돼지해를 맞은 민솔농장 사람들은 오늘도 돼지들과 함께한다. 돼지축사를 항상 깔끔하게 청소해 주고, 분만하는 돼지가 있으면 옆에서 직접 간호한다.

(사)익산한돈협회 지부장을 3년 역임한 오 대표는 익산‧군산축협 대의원을 거쳐 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 선거에서 당당히 1등으로 당선되며 기염을 토했다.

“돼지들도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요. 말 못한다고 마구 때리면 그 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아요. 하지만 정을 주면 자기 주인을 알아봐요. 툭 툭 쳐주면 알아서 움직여 주거든요. 돼지들도 마음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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