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과장만 대기발령…정헌율 회장‧유인탁 사무국장 책임 전가에 급급

정 시장 " 대한민국 전체 처음 있는 일. 익산시가 불명예스러운 기록 세웠다”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윗선에서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애먼 담당 과장만 문책성 대기발령을 내렸으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익산시체육회가 초토화됐다.

수 십 년간 익산시 체육발전에 헌신해 온 원로체육인들은 자괴감에 빠졌고, 스포츠 꿈나무들과 생활체육인들은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받았다.

익산시체육회를 바라보는 다른 시‧도 체육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마디로 전국적 망신살이다.

익산시체육회 올 예산 3억5천만 원이 전액 삭감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익산시체육회장인 정헌율 시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전체로 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익산시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며 “이유가 어찌됐던 잘못된 것이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담당과장을 보직해임 시켰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정작 체육회장인 자신과 체육회 실질적 운영자인 유인탁 사무국장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조차 없어 비난을 자초했다.

정 시장은 “현재 체육회는 경찰 수사와 익산시 감사가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와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가늠할 수 있다”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운영 방안에 대해 내놓았다.

정 시장은 “벌써 1월 3일이다. 사무국장을 포함해 직원 4명이 무보수로 근무하고 있다. 이는 노동법 문제가 된다. 때문에 비상체제를 가동해서 익산시 체육진흥과에서 우선 운영하는 방법을 찾든지, 그렇지 않으면 준예산제도를 적용할 것인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준예산제도는 국회에서 회계 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하였을 때 예산이 성립될 때까지 공무원의 봉급, 기관의 유지비, 경비, 계속비 등을 전년도 예산에 준해서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 시장은 “현재 체육회는 큰 현안이 없다. 다만 5월에 소년체전과 장애인소년체전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조만간 체육회 운영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헌율 시장은 지난달 22일 체육회 운영비 예산 전액 삭감 사태 책임을 물어 송규원 익산시 체육진흥과장을 대기발령했다.

체육회 운영비는 직원 4명 인건비와 사무실 경비, 차량 유지비 등이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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