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도서관서 스마트폰 사진예술반 강의 '인기'… 두 번째 청춘일기 써

36년 간 화학을 가르치던 교육자가 분필이 아닌 사진기로 제2의 인생을 쓰고 있다. 김승 사진작가(75)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7년 이일여고 교장으로 정년퇴직 후 10여 년 간 사진에 빠져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제1회 군산 철새사진 공모전에 금상, 한국사진작가협회 인천지부가 주최한 전국사진공모전에서 은상 등을 수상하며 5년 전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익산지부 회원으로 등록돼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사진에 주로 이야기를 담아내며 특색 있는 사진을 선보인다. ‘케냐 마사이족 여인들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은 익산과 전주, 군산 등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다.

영등동 소라산 공원의 자연과 보존을 주제로 제작한 ‘생명 그리고 소중함’이란 영상은 전주MBC 열려라 TV 시민이 만든 영상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오는 3월 18일 영등동 인갤러리에서 열리는 화인다 사진클럽 회원들과 함께 하는 전시에서는 ‘캄보디아 교육이 미래를 밝힌다’는 주제로 캄보디아 교육현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 8점을 선보인다.

사진과의 첫 인연은 20년 전. 아름다운 사진이 첨부된 이메일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메일로 받은 사진들이 정말 예뻤다. 나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나도 이렇게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틈틈이 사진을 공부하고, 찍으며 취미생활로 즐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강의하는 선생님이다. 달라진 점은 담당 과목. 화학에서 사진과 컴퓨터 등으로 바뀐 것.

그는 지난해부터 영등도서관에서 ‘스마트폰 사진예술반’ 강의를 맡아 스마트폰으로 예술사진을 찍는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개설된 이 반은 수강신청 시작 몇 시간 만에 정원을 채울 정도로 인기강좌로 떠올랐다.

그는 “요즘 스마트폰은 여느 카메라 못지않은 화소와 기능을 자랑한다. 때문에 스마트폰 사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예술적인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다. 구도, 화각, 다양한 소재 발굴 등 사진의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주고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지를 연구하는 강좌”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복지정보통신위원회에서 어르신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재능기부 하는가 하면, 현재 새소망야학에서 장애인과 어르신들의 검정고시반 과학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10년 째 익산장로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선교와 봉사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퇴직 후에도 누군가에게 정보를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퇴직을 눈앞에 둔 다른 이들도 제2의 인생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해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80세 즈음에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김승 사진작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하듯 누구보다 열심히 두 번째 청춘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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