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이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라는 선거제 개편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에 전북의 경우, 3석 내외의 의석 감소가 불가피해져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 같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지난 11일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기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총 인구를 지역구 수로 나눈 평균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구 상하한선을 적용한 결과 서울은 49석 중 2석(4.1%), 경기는 60석 중 6석(10%) 조정에 그쳤다.

하지만 호남은 28석 중 25%인 7석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 광주는 8석 중 2석(25%), 전남은 10석 중 2석(20%), 전북은 10석 중 3석(30%)이 조정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이들이 합의한 의원수를 2019년 2월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지역구 28석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구 의석 225석을 기준으로 지역구 평균 인구는 23만 354명, 자연스럽게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는 인구 상한선과 하한선은 증가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인구 상한선에 미달하는 지역구는 1석으로 통폐합되고, 하한선보다 낮은 지역은 다른 지역과 게리멘더링을 통해 재 획정을 해야 한다.

전북의 경우, 갑·을 선거구로 나뉜 익산과 김제부안, 남원임실순창 지역이 개혁안 통과 시 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서게 될 것이 불보 듯 뻔하다.

물론 정가에서는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선거구를 유지하기 힘든 익산과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지역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의석수가 감소하면 전북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할 창구가 줄어들어 정치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안이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여당은 물론 야당 소속 의원들이 찬성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4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의 획정 안 국회제출 시한인 15일까지 단일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 선출 방식뿐만 아니라 패스트트랙 상정 법안 수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지역구가 줄어든다면 전북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주민을 대변할 통로는 줄고, 농어촌 민생은 더 소외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제가 수도권에 집중된 마당에 지역구 의원수가 줄어 정치까지 수도권에 몰리게 되면 지방경제는 퇴보하고, 지방분권은 더욱 더 요원해진다.

이대로 선거제개혁안이 추진된다면 전북 정치권의 위상이 약화되면서 현안 사업 추진력 상실, 국가예산 확보 차질 등 숱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