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땅값 2~4배 뛰어 수백억 원 시세차익·세금감면 ‘특혜’ 우려 목소리 

부송동 익산종합화물터미널 땅주인이 ‘익산시에 땅 전체를 기부하겠다’고 해 귀추가 주목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송동 화물터미널 땅주인 권모 씨가 그의 아들을 통해 ‘터미널 땅 전체를 익산시 복지정책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익산시나 시민들에겐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 안 그래도 도심 흉물덩어리로 전락한 화물터미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라 기부 받으면 일대를 개선해 민원도 잠재우고 도시발전을 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익산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 땅 전체를 기부하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땅주인 권 씨가 쉽지 않은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권 씨는 먼저 현재 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는 화물터미널 부지를 개발 가능한 지역(주거용지나 준주거용지, 상업용지 등)으로 용도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개발 가능지역으로 용도변경 후 자신이 직접 땅을 팔아 돈으로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권 씨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특혜’ 소지가 매우 높다. 권 씨가 시세차익을 높게 얻을 수 있어서다. 권 씨의 기부를 수상하게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녹지지역은 건폐율이 20%로 5층 정도 건물밖에 짓지 못하고, 건축용도 등 개발이 제한적이다.

그래도 화물터미널 부지는 일대 노른자위 땅에 속해 평당 시세가 400만 원 정도를 호가한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

주거용지, 준주거용지로 용도변경 되면 평당 750만 원~800만 원으로 2배가량 껑충 뛰고, 특히 상업용지로 되면 자그마치 평당 1천500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화물터미널 부지 7천 평 중 주유소 1천 평을 제외한 권 씨 땅 6천 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현재 화물터미널 자산 가치는 240억 원. 개발 가능 지역으로 용도변경 하면 480억 원 내지 1천억 원 가까이 크게 오를 수 있다.

만약 권 씨가 땅 판 돈 전체를 기부하겠다면 몰라도 현재 녹지지역 시세대로 기부한다면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권 씨는 기부에 따라 세제혜택도 받는다. 기부금액에 따라 30% 정도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다. 계륵 같았던 땅을 팔아 큰 이문도 남기고, 세금감면도 받는 ‘1석2조’를 얻을 수 있다.

익산시 한 공무원은 “땅 기부 얘기는 옛날부터 있었다. 개발 가능 용도변경 조건도 오래된 일이다. 현재 땅으로 90%정도 기부 받으면 몰라도 용도변경 후 돈으로 기부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한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담당부서 관계자는 “권 씨가 전과 달리 땅 전체를 기부하겠다고 하고, 화물터미널도 자신의 땅으로 옮겨 새로 짓겠다고 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직 그의 아들을 통해 의사를 전해 들어서 구체적인 것이 없다. 우선 익산시의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 관련부서와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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