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희 과장 등 동산지점 4명 2천700여만 원 지켜

금감원 사칭 등 사례 교육 효과… 경찰서장 감사장

왼쪽부터 인화새마을금고 동산지점 이원복 지점장, 이세희 과장, 이진성 대리, 정예술 사원.

인화새마을금고(이사장 박화숙)가 보이스피싱(금융사기)을 막아 지난 3월 20일 박헌수 익산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올 초부터 값진 결실에 창구 안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직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으니 인화새마을금고 회원이나 이용객들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번 감사장 주역은 이세희 인화새마을금고 동산지점 과장(31)과 그의 동료들. 보이스피싱을 막은 이들의 활약상은 금융사기 피해예방 교본으로 활용해도 손색없을 만큼 눈부셨다.

때는 지난 3월 11일 오전 10시, 84세 최모 어르신이 금융창구로 와 정기예탁을 중도 해지해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어르신이 해지를 요구한 정기예탁금통장은 모두 7개. 금액은 자그마치 2천700여만 원이나 됐다. 어르신이 10년 넘게 모은 알토란같은 돈이었다.

이 과장은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통장이 많은데 조금 기다리시지, 어디 급하게 쓰실 곳 있으시느냐”고 차분히 여쭸다.

하지만 어르신은 대답대신 막무가내로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인 것을 느낀 이 과장은 즉시 동료들에게 SOS를 쳤다.

20년 금융업무 베테랑 이원복 지점장(48)과 이진성 대리(36), 그리고 올 1월 입사한 새내기 정예술 사원(32)까지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112에 신고하고 어르신을 진정시켰다.

이 과장은 “혹시 이상한 전화 받고 그러시냐. 금고 직원이 물으면 대꾸하지 말고 현금으로 인출해달라는 말만 하시라고 했느냐”며 천천히 보이스피싱 사례를 설명했다.

그러자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 어르신은 그제 서야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휴대전화는 켜진 채로 모든 상황이 실시간으로 사기범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사기극이 실패한 범인은 전화를 끊었다. 사기범 전화번호는 해외 번호였다.

때마침 경찰관들이 도착한 후 마음을 가라앉힌 어르신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어르신은 “(사기범이)금융감독원이라며 ‘계좌에 있는 돈이 사라질 수 있으니 3시간 안에 현금으로 찾아 집에 두라는 전화가 걸려 왔고, 은행이나 금고 직원들의 말을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은 이어 “하마터면 어렵게 모은 돈을 한꺼번에 날릴 뻔했다”며 이 과장과 그의 동료들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원복 동산지점잠은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인화새마을금고 본점에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사례분석과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두 교육 덕분이다. 또 하루 100여명 정도 이용객이 우리 금고 지점을 찾으시는데, 대부분 최모 어르신 같은 단골이라 경제사정 등을 잘 알고 있는 것도 보이스피싱 예방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남부시장 주차장 앞에 있는 인화새마을금고는 1972년 법인인가 승인을 받은 후 1981년 회원 16명의 출자금 42만 원으로 창립했다.

2018년 12월 31일 현재 자산이 1천120억 원, 생명공제 1천298억 원에 달하는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2006년 이마트 옆에 개점한 동산지점은 이원복 지점장 등 4명이 친절하게 이용객들을 맞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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