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출가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올해 4월부터 찾게 된 부송종합사회복지관, 바로 부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극단 ‘꽃·춘·기’에서 활동하고 계신 어르신들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에게서 처음 느낀 것은 참 표정이 밝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르신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그리 밝은 활동은 아니다. 바로 ‘생명존중홍보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어르신들의 자살예방을 위해 연극을 만드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노인자살률이 OECD국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노인자살률이 높아지는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가장 많은 원인이 외로움, 병, 경제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사실 약간은 힘든 주제지만 정답은 어르신들이 가지고 계실 거라는 생각에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연극의 방향을 정하고 만들어 나갈 생각에 수업 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머리하고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나는 너무 아프고……. 그래서 아파트에서 뛰어 내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

“자식들이 손주를 낳으면 그 손주 키우는 재미로 살고 싶었는데 막상 손주를 나한테 맡기지 않더라고…….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깐 살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고……”

“어렸을 때 집이 가난해서 학교를 못 가게 됐는데 그것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자리, 그리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등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과연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디를 바라보며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잃어 버릴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살면서 가끔 잃어버리는 삶의 방향에 있어서 항상 정답은 우리 스스로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고 실제 어르신들과의 이야기에서도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함께 만들어 나갈 연극을 통해서 어르신들의 삶의 작은 변화, 어르신들 인생의 ‘꽃·춘·기’가 바로 지금, 그래서 즐거운 인생으로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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