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2일 숲 축제가 열린 두동편백나무 숲에 ‘오카리나’가 등장했다. 크기는 고작 성인 손바닥만 하지만, 소리는 숲 전체를 은은하게 울렸다. 감미로우면서도 경쾌한 음색에 시민들은 뜻밖의 귀 호강을 누렸다. 이날의 오카리나는 숲과 정말 잘 어울리는 환상의 악기였다. 시민들에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했다.

무더웠던 이날의 날씨를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날려버릴 만큼 고운 선율을 시민들에게 들려준 오카리나 연주자는 배복주 씨(48). 그는 자신을 ‘오카리나 부는 배짱이’라고 소개했다. 배짱이는 자신의 성을 따서 만든 애칭이다.

올해로 오카리나 연주 11년차인 그는 명실 공히 익산 최고의 오카리나 연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카리나 최고난도인 ‘트리플 오카리나’를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은 익산에서 그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폐관악기’인 오카리나는 음역대에 따라 단관·더블·트리플 등 3개의 오카리나로 구분된다.

단관 오카리나는 취구(입으로 바람을 넣는 구멍)가 1개, 운지공(손가락구멍)은 12개가 뚫려 있다. 음역대는 한 옥타브 반.

더블 오카리나는 취구가 2개, 운지공이 18개다. 음역대는 2옥타브까지.

트리플 오카리나는 취구가 무려 3개다. 운지공은 22개. 3옥타브까지 내는 오카리나의 최고봉이다.

오카리나는 음색도 여러 가지다. 보통 음의 키가 콘트라베이스, 베이스G, 베이스C, 알토 G, 알토 C, 소프라노 G, 소프라노 C 등으로 나뉘어 동시에 7중주 연주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그는 22일 편백나무 숲에서 다양한 오카리나 음색을 선보였다. ‘연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새소리’, ‘꽃밭에서’,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사랑 참’ 등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곡을 비롯해 경쾌한 올드팝 등 11곡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그는 “오카리나는 흙으로 빚어 바람에 말린 후 불로 구워 만든 가장 자연적이고 친화적인 소박한 악기다. 사람의 호흡으로 소리를 내는 오카리나는 어느 곳이나 어울리지만, 숲과 더 어울리는 악기”라고 소개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카리나를 배워 마침내 전문연주자가 된 그는 “오카리나는 배우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플루트나 색소폰 등 소리부터 내기가 어려운 관악기보다 쉽다. 불면 바로 소리가 나온다. 6개월 정도만 꾸준히 연습하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고 연주도 가능하다. 손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10만 원이하부터 다양해 큰 부담 없이 장만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오카리나 강사와 연주자로 활동하는 그는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예안교회 교육센터에서 오카리나를 가르치고 있다.

또 오카리나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쌍릉, 왕궁리유적지, 교도소세트장, 각종 축제 등 다양한 무대도 서고 있다. 어양동 중앙체육공원이나 동산동 유천생태공원, 중앙동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버스킹도 하고 있다.

그는 “작은 카페를 차리고 그곳에서 오카리나 연주를 하며 사람들에게 힐링과 기쁨을 주고 싶은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수강문의 ☎010-2500-8846.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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