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기 연속 지역사회 불신 팽배 헛소문 난무… 9월 말 착공 약속

4월 초 예정됐던 착공이 또 지연되면서 풀밭으로 변해 있는 평화동 LH아파트 신축부지.

지난 1일 오후 2시, 이일여고 앞 ‘평화동 LH아파트 신축부지.’ 높다란 담장이 쳐진 아파트 신축부지 안엔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에선 모기가 들끓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폐가를 철거하느라 요란스럽게 다니던 덤프트럭 등 중장비 소리가 그친지도 오래됐다. 철문은 굳게 잠겼고,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황무지로 변했다.

익산시와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200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평화동 LH아파트’가 백년하청이다.

지난해 12월 시공업체까지 선정해놓고도 아직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특히 LH는 올해 1월 착공한다고 했다가 다시 4월로 착공기일을 미루더니 지금에 와선 감감무소식이다.

주민들 사이에선 “LH가 손 뗐단다. 물 건너갔단다.”, “아파트 못 짓는데, 사람들이 알면 난리 날까봐 조용히 시간만 보내고 있다더라.” 등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양치기 소년’ 신세로 전락한 LH는 “착공이 계속 늦어져서 양치기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절대 손 떼지 않았다. 아파트를 반드시 짓는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LH는 또 “2016년부터 보상금액만 240억 원 정도 집행했다. 여기에 설계비 19억 원, 지장물 철거 40억 원 등 현재 투입된 사업비가 300억 원 정도가 되는데 사업을 안 할 상황이 아니다”고 아파트 신축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LH는 착공이 지연되는 이유를 법정소송 때문이라며 핑계를 댔다.

LH는 “신축부지 내 주민 1가구가 보상금액이 적다며 증액해줄 때까지 이주를 거부해 법원으로부터 강제이주 명령을 받기 위해 ‘명도소송’ 중에 있다. 지난 1월 LH가 1심에서 승소했는데, 주민이 항소하는 바람에 당초 예정된 3월말이나 4월 초 착공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법원에 항소한지 한 참이 지난 3월 20일 <익산열린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주민 1가구는 사업부지 외곽에 위치해 아파트 공사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 3월 말이나 4월 초에 착공할 계획”이라는 말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이제와 LH의 해명은 “항소심이 2개월 정도면 끝날 줄 알고 착공을 하려고 했으나 7월 22일에야 변론이 끝나고 오는 9월 20일 최종 판결한다. 예상보다 항소심이 길어져서 착공하지 못했다”는 것.

LH는 “주민 1가구가 사업부지 외곽이어서 1~2개월 정도는 공사가 늦어져도 되지만, 해당장소가 진입로와 상가부분이어서 나중에 전체적으로 터파기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3월 말이나 4월 초 착공했다가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돼 항소심을 마무리하고 착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20일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이 나면 그 즉시 강제철거하고 9월 말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또 다시 주민 1가구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LH는 “설마 상고하겠는가. 상고하면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한 마디로 9월 말 착공도 미지수. 하루라도 빨리 아파트가 들어서길 학수고대하는 주민들의 마음은 타들어만 가고 있다.

한편, LH가 이일여고 앞 ‘평화동 도시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 6만3천821㎡에 짓는 LH아파트는 총 1천27세대. 지하 1층, 지상 28층 9개동 규모로 임대 208세대, 분양 819세대다.

임대는 전용면적 39㎡(17평)와 51㎡(21평)이고, 분양은 59㎡(24평)·74㎡(27평)·84㎡(33평)다.

LH는 아파트 건축과 함께 주변도로도 현재 폭 10m에서 25m로 확장한다. 총 779m 도로 구간 중 중앙동 이리우체국-제일건설 사옥 301m 구간은 기존 6~8m 폭에서 10~25m로 확·포장한다.

익산시는 주변도로 확장 등 기반시설비용 부담금 총 145억 원(국비 45억 원 포함) 중 121억 원을 LH에 지급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선정한 시공사는 (주)코오롱글로벌과 (주)삼호개발, (주)삼광건설 3개사다.

공사 계약금액은 자그마치 1천74억 원.

아파트 입주는 2022년 예정돼 있다.

1년 넘게 굳게 닫혀 있는 철문.

평화동 LH아파트 조감도.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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