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같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박상영 ‘공간 어울림’ 단장(64)은 “공연 봉사는 기쁨이며 삶의 의미”라고 말한다.

공간 어울림은 사물놀이를 기반으로 하는 공연단. 지난 2009년 회사원, 전업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단원 15명으로 창단했다. 단원 대부분은 창단멤버로 공연 봉사의 즐거움에 10년 넘게 함께하고 있다.

“자그마한 재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죠.”

박 단장은 “공연장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신이 절로 난다”고 말한다.

공간 어울림의 공연 봉사는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을 기다리는 곳이면 어디든지 한걸음에 달려간다.

단원들이 특히 정성을 쏟는 곳은 요양원. 사람이 그리운 어르신들이 공연단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에 어느 공연보다 설렌다. 하지만 요양원 공연은 30분 정도. 어르신들의 집중력과 체력의 한계로 길게 공연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사물놀이, 판소리, 대금 연주뿐만 아니라 기타, 피리, 성악 등을 접목한 퓨전식 공연을 하려 노력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공연은 ‘세월호 추모공연.’

박 단장은 요양원이나 복지시설 등 공연은 기쁨의 공연인 반면 세월호 추모공연은 슬픔을 승화시키는 공연이어서 가슴이 아팠다고 소회한다. 박 단장은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인 ‘만가’를 불러 국민적 아픔에 동참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이상 공연을 못해 저와 단원들 모두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예전처럼 어르신들과 즐거운 공연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박 단장과 공간어울림 단원들도 코로나19를 빗겨 서지 못했다.

단원들은 공연은 못해도 매주 한차례 연습에 매진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곧바로 공연에 나서기 위해서다.

박 단장은 공연에서 대금과 사물놀이(꽹과리), 판소리를 담당한다. 대금연주 실력은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급.

박 단장이 대금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3년. 마도로스였던 박 단장은 당시 라디오 드라마와 사극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금소리에 매료돼 대금을 배웠다.

“귀로 듣는 대금소리는 한없이 좋은데 정말 배우기 힘든 악기입니다. 초보자는 5~6개월을 배워야 겨우 소리를 낼 수 있죠. 이때가 고비입니다.”

박 단장은 자신을 찾아온 100여 명 중 딱 2명만 현재까지 남아 대금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사물놀이와 판소리는 1996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판소리는 춘향가중 ‘쑥대머리’와 ‘사철가’.

은아한 대금소리와 구슬픈 판소리는 공연장을 압도한다.

“공연을 나가면 간혹 막무가내로 단원들과 막걸리를 사먹으라고 쌈짓돈을 손에 쥐어주는 어르신이 계셔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죠. 이런 날은 단원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뒤풀이를 합니다.”

박 단장은 “장비를 옮기고 준비하려면 힘이 들지만 이런 감동의 손길에 공연을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다”고 미소 짓는다.

박 단장의 직업은 아파트 관리소장.

지난 2007년 부송 오투그란데아파트 관리소장을 맡아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박 단장의 공연은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큰 인기였다. 아쉽게도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단된 상태. 언젠가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공연도 다시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박 단장은 말한다.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박 단장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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