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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회장 “한센인 정착촌 축산농가 생업권 보장해야”/열린신문이 만난 사람-김중근 왕궁 익산농장 대표가 바라보는 정착 농원
송태영 기자 | 승인 2021.08.09 12:50

최신공법으로 스마트 팜 구축하면 축산악취·폐수 유출 막을 수 있어

인근 정읍시, 고창·진안군 등 양돈단지 조성 축산인 보호에 앞장

 

고령에 자녀 없는 500여명 한센인 노후 의지할 곳 없어 걱정 태산

왕궁에 국립한센인요양병원 건립 한센인 보금자리 서둘러 마련해야

왕궁 축산단지는 한센인 정착촌이다. 170만㎡ 규모로 국내 90여개 한센인 정착촌 중 가장 큰 규모다.

1948년 국립병원 소생원이 이곳에 건립된 뒤 격리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병이 유전되지 않는다고 판명돼 정부가 격리조치를 해제한 1990년대 중반까지 외부로 나가지 못한 채 갇혀 살았다.

이들 중에는 치료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치료약의 독성이 워낙 강해 약을 먹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필요했다.

주민들은 돼지와 닭, 한우 등 수십만 마리의 가축을 사육하며 생계를 이었다. 대규모 가축사육은 악취와 축산폐수를 쏟아냈다. 축산폐수는 새만금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전체 축사 208곳 60만㎡ 가운데 141곳 42만8천㎡를 매입했다. 올해는 62곳 15만3천㎡를 매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5곳 1만8천㎡만 사들이면 왕궁 축산단지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5일 찾은 한센인 정착촌은 축산농가들이 내건 현수막이 먼저 맞이했다. ‘축산농가 말살하는 익산시는 각성하라’, ‘농어촌 농어민(축산)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강한 선진국이 된다’ 등의 구호다.

축사매입이 마무리 단계인 한센인 정착 농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김중근 익산농장 대표를 만나 축사매입의 문제점, 그리고 축산인과 주민들의 바람을 들어봤다

-축사 매입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점이 있나.

그렇다. 문제점이 많다.

먼저 주민들의 생존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몰아내기식 축사매입이다. 축산인들 대부분 50대 후반이다. 축사를 팔고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현실적으로 다른 곳으로 축사를 이주할 수도 없다.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축사를 팔고 나가는데 갈 곳이 없다.

더구나 축산농가 마다 수억 원씩 채무를 안고 있어 보상금으로 빚을 갚고 나면 집 한 칸 마련하기 빠듯하다. 보상금이 바닥나면 결국 자녀들에게 의지해 노후를 보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지자체에서 일자리를 알선하는 등 주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익산은 깜깜 무소식이다. 왕궁에 자리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등에서 주민들을 우선 채용했으면 한다.

축사매입 비도 불합리하다. 1천두 규모의 돈사 매입 보상금으로 5억여 원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농가 축사 매입비의 절반수준이다.

손실보상금도 2년 치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왕궁축산단지 오폐수가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인정하나.

인정할 수 없다. 이해할 수도 없다. 어떤 근거로 왕궁축산단지 축산폐수가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범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왕궁 축산단지에서 배출되는 모든 축산분뇨는 하루 500톤 용량의 가축분뇨처리장으로 옮겨 처리한다. 축산폐수 한방울도 새만금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정착촌 유수가 유입되는 냇가에 물고기가 노는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정말 왕궁 축산단지가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범이라면 일시에 매입해 없앴어야 한다.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에 묶여 수년 동안 증축이나 개축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설이 낡아 축산폐수가 유출될 수는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익산시는 대책없이 무허가 축사 고발만 일삼고 있다. 주민 20~30명이 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

-축산인들의 바람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축사를 매각하지 않은 축산농가만이라도 이곳에서 계속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스마트 팜 농법을 적용한 최신공법으로 축사를 구축하면 악취와 축산폐수 걱정 없이 가축을 기를 수 있다.

중장년층 축산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축을 기르는 일뿐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속담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안된다’고 선을 그어놓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이곳 주민, 축산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익산시민이다.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사와 관련해 익산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축산단지 초창기에 육영수 여사가 주민들에게 새끼돼지를 나눠주면서 격려했다. 익산시도 그동안 축사 시설보조금 등을 적극 지원해주었다. 이제 와서 새만금 수질오염을 들어 축산농가를 쫒아내려고만 하고 있다. 인근 정읍시와 고창·진안군 등은 양돈단지를 조성해 축산농가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주민들의 삶이 궁금하다.

1980년대엔 주민이 3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마을이 북적거렸다. 한센인 1세대 축산인은 이제 10여세대만 남아있다. 2,3세대가 밖으로 나가면서 주민도 줄고 폐가도 늘었다.

남아있는 주민은 대부분 노년층 장애인으로 축산업 이외에는 소득원이 없어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축사를 매각하고 외지로 떠난 주민들도 어렵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한센인들이다. 이들의 바람은 무엇인가.

왕궁에 국립한센인요양병원 건립이다. 우리나라 한센인은 1만6천여 명인 반면 국립한센인요양병원은 소록도 한 곳만 있다.

정착농원 주민들은 일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차별대우 때문이다. 왕궁 정착촌에도 고령의 주민 500여명이 한센인으로 노후를 의지할 곳이 없어 걱정이 많다. 특이 이들 중 절반은 자녀가 없어 외롭게 살고 있다.

이들은 또 어린시절 트라우마로 소록도 국립한센인요양병원 입소를 꺼린다. 젊은 시절 정신적 애환과 육체적 고통을 겪은 한센인 어르신들이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왕궁 한센인 정착촌에 국립한센인요양병원 건립이라고 생각한다. 국립한센인요양병원이 건립되면 전국 한센인들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아 익산시 인구증가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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