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시민청원 1호는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었나?

학부모들 “미설치 49개교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할 수 있겠나” 의문

시 “내년 본예산에 예산 추가 확보…설치의지 없는 것아니다” 주장

익산시가 시민과 소통행정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민청원이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2019년 3월 전북 최초로 시민청원제를 도입, 시민 누구나 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정헌율 시장은 지난 3월 제1호 성립청원인 ‘초등학교 미세먼지 알림이 설치’ 에 대해 영상으로 답변하는 등 적극 행정을 펼쳐 눈길을 모았다.

정 시장은 “한 대 설치에 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모든 초등학교에 일괄적으로 설치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나, 올 추경예산부터 관련 예산을 편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대해 순차적으로 설치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 시장의 답변은 추경예산 편성에서부터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올 추경에 편성된 예산이 전체 설치 대수 54대 중 5대 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학부모 A씨는 “시민청원 1호에 대한 추경 편성이 전체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것은 익산시의 시민청원 실행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며 “추경에서 절반은 아니더라도 3분의 1은 확보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어어 “내년 상반기까지 54개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알림이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정 시장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도 익산시의 시민청원 실행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B씨는 “익산시가 미세먼지 알림이 설치에 소극적인 것은 학부모들을 조롱하고 아이들을 쉽게 봤기 때문”이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시장, 믿을 수 없는 시장을 누가 뽑겠나”고 격앙했다.

또 “익산시는 말로만 아이친화도시를 외치는 것같다”며 “아이들을 위한 행정은 최우선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야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촉구했다.

시민 C씨는 “미세먼지 알림이 5대를 과연 어느 학교에 설치하려는지 의문”이라며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도심권 학교에 먼저 설치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씨는 “많은 학부모들이 미세먼지 알림이 설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학교 선정 등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알림이 10대 설치 예산을 추경에 올렸지만 5대분 예산확보에 그쳤다”며 “초등학교 수요조사를 파악해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하면 입찰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내년 본 예산에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세먼지 알림이 신호등은 미세먼지 현황이 수치와 이모티콘으로 표시돼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미세먼지 현황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또 오존·이산화질소·아황산가스와 온도, 풍속 등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익산시는 총 13대의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운영 중이며 이 중 6대는 부송초, 영등초, 어양초, 이리초, 서초, 한벌초 등 6개 학교에 설치돼 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