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정 대표, 자신만의 비법으로 수제청과 담궈  색다른 맛

쓰고 버린 자재로 의자와 가구 만들어 색다른 분위기 연출

익산시민들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유명한 커피숍. 영등동 동신아파트 정문 앞에 아담하게 자리한 이레 카페(대표 강순정)다.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은 익산의 명소라고 입을 모은다. 익산을 방문할 때마다 들르는 단골손님도 있다. 많은 손님들이 외진 골목길에 커피숍을 낸 자신감이 궁금하다고 묻곤 한다.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먼저 색다른 분위기다.

벽면에 자리한 책꽂이엔 다양한 서적이 비치돼 손님들은 차를 마시며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독서를 즐긴다. 맘에 드는 책을 가져가기도 하고, 좋은 책을 사오는 손님도 있다. 마을 도서관이다.

‘가짜 친구는 소문을 믿고, 진짜 친구는 나를 믿는다’는 등의 격언과 문구도 가득하다. 강순정 대표는 손님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것같다고 귀띔한다.

요즘처럼 따스한 햇볕이 그리울 땐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다. 테이블마다 파라솔이 설치돼 비가 오는 날엔 빗소리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테라스는 20~30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레 카페를 장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소품은 사람들이 쓰고 버린 쓰레기. 나무팔레트는 의자로 변신해 손님들을 맞이한다. 공방을 경영했던 강 대표의 손을 거치면 쓰레기가 멋진 장식품이 된다.

차 맛도 손님들의 발길을 끈다.

강 대표는 커피 종류를 제외한 대추·자몽·유자·레몬·천혜향·청귤차를 직접 끓이고, 청을 담아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걸죽한 대추차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로 든든하다.

강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자신만의 청담그기 비법을 개발했다. 손님들은 깔끔한 차 맛이 마치 과일주스를 마시는 느낌이라고 평가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흑임자라떼, 과일라떼, 과일주스, 대추·유자차 등 모두 5천 원이다. 아메리카노는 3천 원. 착한 가격은 카페를 주로 찾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강 대표의 깊은 마음에서다.

말로만 동네커피숍이 아닌 진정한 동네커피숍으로 만들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어르신들이 편히 쉬고 싶은 공간으로 제공하고 싶어서다. 이 때문에 하루 2~3차례 방문하는 손님도 있다.

건강에 좋은 푸짐한 간식거리도 인기다.

강 대표가 정성을 다해 만든 꿀로 잰 인삼, 말린 대추, 양갱, 과자류다. 강 대표 혼자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차를 내는 시간이 길어져 손님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식을 미리 제공한다.

매주 토요일엔 카페 한켠에서 공방을 열어 그동안 갈고 닦은 기술을 전수한다. 충남 공주에서도 수강생이 찾는다.

강 대표의 소박한 꿈은 현재 2층에 자리한 카페를 1층으로 옮기는 것.

길을 걷다 다리가 아파 아무 곳에나 앉아 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생긴 꿈이다.

카페 앞에 소파를 놔 어르신들이 편히 쉴 수 있고, 명실상부한 마을주민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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