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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재회…정숙 씨 "판소리는 내 인생의 희망이죠"명창 꿈꾸며 재도약하는 소리꾼 정숙 씨, 20년 만에 꿈의 무대서 장관상 등 휩쓸어
황정아 기자 | 승인 2021.11.26 11:25

임화영 명창 사사 춘향가 완창발표로 주목… "대통령상, 수궁가 완창발표가 목표"

인간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결정을 ‘운명’이라고 한다.

소리꾼 정숙 씨(49)에게 판소리가 그렇다. 돌고 돌아 기어이 만나지는 인연처럼 20년 만에 소리와 마주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삶을 위안이라도 하듯 다시 만난 소리는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그는 지난 9월 제31회 정읍사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일반부 종합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고, 10월 30일 열린 제7회 낙안읍성 전국 국악대전에서는 일반부 대상인 국회의장상 영예를 안았다.

자그마치 20년을 기다려온 순간이다.

전남 무안이 고향인 그는 11살에 전남국악원에서 처음 소리를 배웠다. 어려운 형편에도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 덕분에 대학까지 마치고 전남도립국악원 단원으로 활동하던 기대주였다.

결혼과 출산으로 소리를 잠시 내려놓아야 했던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도 틈틈이 소리를 배웠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그렇게 20대와 30대를 보낸 그는 부군인 홍철희 씨와 아들 인균 씨(26) 덕분에 다시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는 “남편은 예전부터 나의 소리를 좋아해줬다. 우연히 익산국악원 임화영 원장님을 만난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10년 전에 원장님에게 한 달 정도 배웠는데 여건상 그만둬야 했다. 그런데 남편이 다시 기회를 잡아줬다”면서 “무엇보다 국악을 전공하고 현재 고수 강사로 활동하는 아들 덕분에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임화영 명창을 사사하며 소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대회에 참가해 1등을 차지했지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다시 목소리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특히 고음이 안 돼 충격적이고 슬펐다. 그런 상태에서 대회에 나갔는데 1등을 했다.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면서 “당시 심사위원이 어릴 때 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선배들이었다. 나의 부족함을 들킨 것 같아 창피한 마음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좌절 대신 오기를 앞세워 누구보다 열심히 소리 공부에 매진했다.

또 한 번의 시련인 공황장애가 찾아왔지만 그는 ‘완창발표’라는 큰 무기로 대응했다.

그는 “완창발표는 소리꾼에게 꿈같은 무대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갈팡질팡할 때 원장님이 붙잡아주셨다. 원장님 집에 들어가 완창 준비를 할 때도 매일 눈물을 흘렸다. 함께 울고 토닥여주신 원장님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9일 소월 임화영 판소리 전수관에서 춘향가 완창 발표를 했다. 장장 6시간 30분을 홀로 무대에 올랐다. 사회는 부군인 철희 씨가, 2부 고수는 아들 인균 씨가 맡아 더욱 뜻깊은 무대였다. 1, 3부는 임청현 전북도립국악원 교수가 맡았다.

그는 “마지막엔 눈물이 왈칵 쏟아져 펑펑 울었다.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가족이 있어 든든했고 스승님이 이끌어줘 가능한 무대였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리 공부를 한 지 5년 만에, 아니 20년 만에 또 다시 기대주로 떠오른 정숙 씨.

지금은 대통령상을 목표로 춘향가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목표를 이룬 후엔 수궁가 완창발표라는 차후 계획까지 세워두었다.

그는 “소리는 목소리와 기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의 역경을 자양분 삼아 소리로 풀어내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며 “안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되게끔 만들어준 스승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는 익산에서 국악이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들 인균 씨와 함께 익산 문화예술의거리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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