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 공간 없는 옛 하노바호텔

도시재생 어울림 플랫폼으로 재탄생한 옛 하노바호텔.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문화예술인들을 홀대하는 익산시의 문화예술시책을 보는 것같아 씁쓸할 뿐입니다.”

옛 하노바호텔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도시재생뉴딜사업 창업지원 어울림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면서 문화예술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던 문화예술인들이 허탈감에 빠졌다.

리모델링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굳게 문이 닫혔던 옛 하노바호텔에 불이 켜졌다. 지난달 30일 찾은 옛 하노바호텔은 옅은 연분홍 벽면에 내부시설이 깔끔히 정돈돼 있었다.

주차장도 차선이 선명해 차량주차에 편리했다. 5층에는 중앙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이미 입주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익산시는 지난 2020년 하노바호텔을 리모델링한 후 청년창업지원센터와 다문화지원센터, 사회적 경제지원센터를 우선 입주시키고 일부 공간은 대형 유명기획사 등에게 민간위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활동공간이 부족했던 문화예술인들은 하노바호텔에 예술인들의 공간이 마련될 수 있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마친 하노바호텔 어디에도 문화예술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1층부터 4층까지는 일자리정책과에서 청년창업 용도로 사용한다.

1층에는 청년몰·문화휴식공간·북카페·사회적기업 홍보관이, 2층은 상담실·교육실·공유주방이, 3층은 청년창업지원 공간·공유회의실·인큐베이터 등이 들어선다.

4층은 익산청년센터 청숲과 사회적 경제지원센터가 입주한다. 5층은 중앙동 도시재생 현장센터와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팀이 사용한다. 6층은 공동회의실(강단)로 이용된다.

문화예술인 A씨는 “옛 하노바호텔에 문화예술공간이 마련되면 문화예술의 거리와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활동하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임대료 부담으로 이미 떠났다”며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간마련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 B씨는 “문화예술인들은 옛 하노바호텔이 연극이나 미술전시, 공예체험, 판소리 공연장 등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되기를 희망했다”며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2의 장소에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옛 하노바호텔은 익산시가 지난 2018년 24억 원을 들여 매입한 후 지난해 말부터 공사비 35억 여 원을 들여 새 단장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