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매입하면서 5개 건물 제외…기형적 도로 설계 교통지옥 예고

“자기네 입맛에 맞게 도로를 설계하고 어떻게 아파트 허가를 신청 할 수 있습니까? 정말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보상비가 많이 나갈 것 같으니까 몇 개 건물만 쏙 빼놓고 매입해 도로를 기형적으로 만들어 아파트를 짓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이는 시민 불편을 아랑곳 하지 않는 전형적인 건설사 횡포입니다.”

중앙동 일대가 아파트 건설로 술렁이고 있다.

익산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포스코 건설이 중앙동 문화의 거리 부근에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익산시에 허가 신청을 내면서 ‘기형적 도로 설계 계획서’를 제출해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포스코 건설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중앙동 일대 이방원 산부인과의원과 영빈회관 등 이 일대 땅과 건물을 매입하고,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주 출입구 역할을 해야 할 건물과 땅은 매입하지 않아 기형적으로 도로를 낼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이 일대가 교통지옥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의 도로는 중앙동 국민은행 사거리 ‘우성약국~(유)노블레스’ 쪽 구간.

이 구간은 포스코 건설이 짓는 아파트 주 출입구 역할을 하는 핵심 구간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 구간에 있는 5개 건물은 매입하지 않고 바로 코앞까지만 도로를 내기로 설계한 후 익산시에 사업계획승인신청을 제출했다.

포스코건설이 설계한 대로라면, 아파트 주 출입구에서 2차선으로 들어가 갑자기 3차선으로 변하는 구조다.

중앙동 한 주민은 “아파트에서 좌회전해서 나올 때 주 출입구가 3차선에서 갑자기 2차선으로 바뀌면 병목현상이 심해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큰 길에서 아파트로 들어갈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 일대가 출퇴근 때마다 아수라장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기반시설을 이렇게 설계하고 아파트를 건립하는 일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보상비를 줄이려고 주 출입구로 예상되는 땅과 건물을 빼놓고 매입한 행위는 입주자와 시민들을 무시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익산시는 지난해 6월 29일 건축위원회 심의를 열어 포스코건설이 제출한 사업계획승인신청을 조건부 의결했다.

조건부 의결은 잔여 토지(이방원 산부인과의원 부근 모서리 땅) 및 도시계획시설(도로) 확보 계획 등에 대해 관련부서인 도시개발과와 협의하라는 내용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유)노블레스~우성약국 구간'을 매입해 도로를 확장하라는 의견은 없었다.

하지만 익산시 도시개발과는 최근 이 구간을 매입해 주 출입구 도로를 확보하라는 의견을 달아 주택과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시 주택과 관계자는 "도시개발과에서 문제가 되는 (유)노블레스~우성약국 구간도 매입해 도로를 확장하라는 의견이 공문으로 내려왔다”며 “따라서 익산시는 포스코건설 측에 이 같은 내용을 요구할 계획이다. 만약 건설사 측에서 의견을 받아주지 않으면 허가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중앙동 이 일대에 4개동 42층 741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어 바로 옆 부지에 2차로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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