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명 아이들과 학부모 만족도 '최고'… 해마다 아나바다 열고 이웃돕기 성금 기부

아이들은 세상의 빛이고, 우리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런 아이들이 저 출산의 이유로 점점 수가 줄고, 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속에 예쁜 표정과 말이 감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지키고 바른 인성을 기르기 위해 힘쓰는 곳이 있다.

남중동에 자리한 ‘국공립 엄마랑 어린이집(원장 최은재‧이하 엄마랑)’이다.

1990년에 개원한 엄마랑은 오롯이 모든 아이들의 행복을 추구하며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최은재 원장과 10명의 교직원들의 눈과 마음은 늘 아이들에게 향해 있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낸다.

뜨거운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졌을까. 지난 25일 만난 엄마랑의 아이들은 마스크로 가릴 수 없는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편으론 예방 밖의 조용함으로 당황스러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교사들의 부드러운 말소리 뒤에 병아리들이 합창하듯 쨍한 목소리가 동시에 울린다. 왁자지껄 각자의 말만 내뱉을 것 같은 아이들의 의젓함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학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집에서 까불던 우리 아이가 맞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엄마랑에서는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의 아이들 37명이 자라고 있다.

놀이중심의 누리과정을 기본 교육으로 진행하며 아이들의 즐거운 활동을 이끌고 있다.

별도의 특별활동을 운영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언어 노출을 위한 영어 교육과 표현력, 언어 확장을 위한 그림일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매달 1~2회 숲 체험도 떠난다. 소라산과 웅포 산림문화체험관 등을 찾아 자연을 느끼고 배운다.

만4~5세 아이들은 주제를 정해 동네 청소에 나서기도 한다. 깨끗한 우리동네를 만들기 위한 엄마랑의 솔선수범이다.

해마다 진행한 아나바다는 아이들에게 큰 교훈을 주는 행사다. 안 쓰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은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한다. 

특히 장애 아이를 전담으로 하는 ‘사과나무어린이집’과 협약을 맺고 자유놀이를 함께한다. 비장애 아이들과 장애 아이들의 통합 놀이는 아이들의 장애 인식 개선과 장애 아이들의 발달에 큰 효과를 준다.

최은재 원장은 “사과나무 친구들과의 만남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냥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다. 장애의 유무는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 시선에는 모두 같은 아이일 뿐”이라면서 “어른들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사과나무 친구들을 만날 수 없었다. 올해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도 벌써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미소 지었다.

또 건강한 성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도 진행한다.

지난 3월 익산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협회장 이정선)와 익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센터장 이숙민)는 영유아의 건강한 교육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의 일환으로 엄마랑 아이들 역시 다양한 성문화 체험을 통해 건강한 성 인식을 강화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교육 활동도 엄마랑의 자랑 중 하나다.

엄마랑의 교사들은 ‘내 반’이 따로 없다. 교사 모두가 6개 반의 담임교사나 다름없다.

교사 회의를 통해 각 반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조언해주고, 협력해 좀 더 나은 교육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

엄마랑의 특별한 담임제도 눈에 띈다. 0세반을 맡은 교사는 3년 동안 아이들의 담임을 맡는다. 신학기면 엄마랑은 울음소리보다 웃음소리가 더 큰 이유 중 하나다.

최 원장은 “아이들은 애착이 중요하다. 양육자의 잦은 변화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의 안정적인 정서를 위해 3년 동안 담임교사를 변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엄마랑은 아이와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곳을 꿈꾼다.

부모교육도 모두의 행복을 위한 필수요소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진행하지 못했지만 오는 6월에는 강사를 초청해 대면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교사와 부모, 아이들이 행복하면 서로에게 더 큰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서 “교사의 인권을 존중하고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며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엄마랑 어린이집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니 인터뷰 - 최은재 원장

국공립 엄마랑어린이집 최은재 원장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선생님

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던 최은재 원장은 아버지의 권유로 아동복지학으로 진로를 변경하고 이른 나이에 놀이방을 운영했다.

아이들을 좋아하던 최 원장은 모든 아이에게 눈과 귀, 마음을 기울이며 살뜰히 돌본 덕분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최고 선생님’이란 칭찬이 자자했다.

이후 2012년 국공립 엄마랑어린이집 원장을 맡아 10여 년 간 아이들의 행복만을 위해 부지런히 달려왔다.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기 위해 심리상담과 모래놀이치료상담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아이들에겐 제2의 엄마나 다름없다.

교사들에게는 선배이자 든든한 조력자다. 교사 1명이 다수의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 등 돌발 상황이 생기면 슈퍼우먼처럼 최 원장이 등장한다. 최 원장이 아이들을 돌보는 비결은 ‘기다림’이다.

최 원장은 “아이들은 다그치고 화를 낸다고 듣지 않는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아닌 것은 단호하게 하되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 원장은 아이들이 점점 줄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최 원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엄마랑 원아가 60여 명이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저 출산으로 인한 출생아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지자체와 정부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시험관을 준비하는 부부 등 정말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또 부부교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가 천직이라 말하는 최은재 원장.

“엄마랑의 모든 아이들과 교사들이 더욱 사랑하며 행복해지는 것이 바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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