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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 문학산책 - 빈집의 소리유은희 시인의 문학산책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7.04 08:52

빈집의 소리

죽은 소의 풍경소리 

싸리비로 마당 쓸던 아버지의

뒤축 들리는 소리

백년 넘은 집의 하품 소리

아직 어린 호박 담 넘는 소리 

허청 그늘이 돌아눕는 소리

뒤란 토란잎에 물방울이

새 발바닥을 가뿐 들어 올리는 소리

집의 맥박인 느린 초침 소리

토방 밑 거미 혼자

하루치의 정막을 풀어내는 소리

노을이 윗목의 찬기를 쓰윽

손바닥으로 쓸어보는 소리

어머니 흰 고무신으로

초저녁이 가득 고여 드는 소리

 

죽은 것들과 산 것들이 서로를 어루만지는 소리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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