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속 폐업 주유소 속출…마진 낮아

마진 5% 그쳐…평균 이익률 1∼2%에 불과

전기차 등 증가할수록 폐업 더 늘어날 전망

세차장 등 부대사업‧알뜰주유소 전환 모색

전북일보

익산에서 자영 주유소를 운영 중인 업주 황모 씨(54)는 올 초 10년 넘게 운영하던 주유소 문을 닫고 군산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적정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충당하고 나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돼버려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어 고민 끝에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찾았다,

황 씨는 “대출금이 1억 원도 넘어 차라리 사업을 접는 편이 낫다”며 “함께 주유소를 운영하던 동생도 조만간 폐업할 예정으로 안다”고 밝혔다.

황 씨처럼 적자에 허덕여 주유소 문을 닫는 사례가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주유소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만 1천399곳에서 2021년 1만1천186곳, 올해 6월말 기준 1만1천42곳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전북지역 주유소는 2020년 884곳에서 2021년 860곳으로 24곳이 감소한 후 올해 6월말 기준 841곳으로 19곳이 또 문을 닫았다.

폐업 주된 이유로는 영업마진율이 적기 때문.

주유소 판매 가격에서 영업 마진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게 주유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중 인건비와 임대료, 각종 공과금과 대출 비용 등으로 매출의 대부분이 빠져나가는 터라 주유소의 평균 이익률은 1~2% 남짓밖에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보니 주유소를 유지하기도 벅찬 현실에서 카드 수수료(1.5%)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항간에 기름 값이 오르면 주유소는 떼돈을 벌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정작 휘발유와 경유의 판매 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고 주유소 업계는 하소연했다.

주유소 업계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에도 정유사만 최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익산의 한 자영 주유소 업주 장 모씨(49)는 “일선 자영 주유소 한 곳당 리터당 50원이 남으면 많이 남는 것”이라며 “기름 값이 오르면 주유소가 돈을 많이 번다고 소비자는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서 주유소(-6.0%)의 하락세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유소의 하락세는 LPG충전소(5.2%)의 성장세와 엇갈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향후 전기·수소차가 증가할수록 문 닫는 주유소도 늘어날 전망이다.

자영 주유소는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부대사업으로 세차장을 운영해보기도 하지만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다보니 대다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 전환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