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내 제한속도 등 안전운전 홍보… 환경운동도 앞장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느림보 거북이가 돼 주세요.”

“무단횡단 NO, 어린이 교통사고 ZERO.”

최서니 학부모회 회장

지난 9월 14일 아침 8시. 이리동북초등학교(교장 유옥엽) 앞에는 노란 조끼 군단이 나타났다.

이들은 우렁찬 구호를 외치며 학교 인근에서 캠페인을 펼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의 정체는 이리동북초 학부모들. 40여 명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선 것이다.

이번 교통안전 캠페인은 이리동북초 학부모회(회장 최서니)와 익산녹색어머니연합회가 주최했다.

최서니 회장은 “이리동북초는 동부시장 앞에 위치해 있어 트럭이나 배달 오토바이,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다. 아이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았다”면서 “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고자 학부모와 교직원, 지역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캠페인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도 시간을 내 동참하며 캠페인을 더욱 빛내기도 했다.

배진유 학부모회 부회장은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290여 명으로 비교적 학생 수가 적은 편이고 맞벌이 부부, 한부모, 다문화 가정이 많아 캠페인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걱정과 달리 많은 학부모들이 아침 일찍 나와 동참해줬다”면서 “봉사 중에 직장으로 달려가는 학부모, 봉사 후 바쁘게 직장으로 향한 학부모들의 뒷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길거리를 일사불란하게 누빈 이리동북초 학부모들.

이들과 함께 유옥엽 교장, 전은하 교감, 유금희 교사 등 학교 교직원들과 손진영 익산시의회 의원, 교통경찰, 용인태권도 관장, 익산교통봉사단 등이 캠페인에 동참해 더욱 따뜻한 시간을 만들었다.

또 저학년을 위해 비 오는 날 시야가 잘 보이는 투명 우산을 나눠주기도 했다.

최서니 회장은 “학교 앞 등‧하교 교통봉사는 내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며 “더불어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교통법규는 운전자가 꼭 지켜야 할 약속이다. 모두가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리동북초 학부모회는 학교 앞 보도에 옐로우카펫 설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옐로우카펫은 횡단보도 앞 보도를 노란색으로 조성해 아이들에겐 안전지대를 제공하고, 운전자들은 주의를 기울여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최 회장은 “옐로우카펫 덕분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게 됐다. 또 횡단보도에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LED 바닥 신호등이 조성돼 한결 마음이 놓인다”며 “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 준 김진규 시의원과 익산시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리동북초 학부모회는 학생들과 함께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젤 아이스팩과 폐건전지를 모아 인근 시장 상인들에게 전달, 재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미해 학부모회 부회장은 “젤 아이스팩은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무분별하게 버려져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아이스팩과 폐건전지를 모으면 부모들은 매일 아침 학부모 커뮤니티에 인증샷을 올린다. 매달 가장 많이 모은 학생들의 순위를 정해 상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 상가들도 이리동북초의 환경운동을 적극 응원하며 후원하고 있다.

상품으로 지급되는 카페, 문구점, 미용실, 토스트 가게 등이 함께하는 천사 이웃이다.

최 회장은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이리동북초는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다.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과 더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웃음이 가득한 학교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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